중국의 낙후된 냉장 유통시스템·수입제품 신뢰

[스페셜경제=이하림 기자]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물밀 듯이 밀려들어오면서 서울시내 어딜 가나 중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이 바나나맛 우유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포착되고 있다.


CU에 따르면 국경절 기간인 10월1일~6일까지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 관광객들이 두 번째로 많이 구입한 음료로 나타났다.
바나나맛 우유는 지난 2012년부터 요우커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금은 짝퉁제품이 많이 출시 됐지만, 당시만 해도 바나나 맛이 나는 우유는 중국에서 찾기 힘들었다. 초코맛이나 딸기맛 같은 가공 우유에 비해 차별화된 맛으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요우커들의 바나나맛 우유 사랑은 단순한 기호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의 낙후된 냉장 유통시스템과도 관련이 있다. 아직까지 중국은 유제품을 신선하게 유지할 냉장고나 냉장차량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져, 식품이 신선하게 유통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흰 우유보다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긴 가공우유를 즐겨먹게 됐다.
또한 이따금 터지는 먹거리 사고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때문에 중국인들은 자국 유제품보다 수입산 제품을 더 신뢰하고 있다.
한편, 빙그레는 중국의 냉장 유통망으로는 바나나맛 우유의 유통기한(항아리 용기는 15일)을 담보하기 어려워 한동안 수출하지 못했었다. 대신 현지 사정을 고려해 유통기한이 6개월로 훨씬 긴 사각 멸균팩을 담아 수출했었다.
그러다 지난 9월 빙그레는 자체 냉장망을 구축했다. 그 후 비로소 항아리 용기의 바나나맛 우유를 수출하게 됐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