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회장님 주식, 제일모직… 실적은 별로

[스페셜경제=유기준 기자]제일모직이 지난달 31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감춰져있던 삼성그룹의 두 비상장사가 모두 모습을 나타냈다.


오는 5~6일 삼성SDS의 일반 공모 청약을 앞두고 두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이달 14일, 제일모직은 다음달 18일 코스피 시장에 각각 상장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두 기업은 공통적으로 오너 3세 일가의 지분율이 높지만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전혀 다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장님 주식’이라 불러다오?


삼성SDS의 공모규모는 약 1조1600억원이며 제일모직은 약 1조3000억~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규모는 제일모직이 다소 크지만 공모의 성격은 다르게 해석 된다.


삼성SDS가 삼성전기 보유주식의 구주 매출로만 진행하는 반면 제일모직은 구주매출과 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최대주주 지분율을 최대한 덜 희석하면서 유통주식수도 일부 확보하기 위해 구주매출과 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상장 직후 유통주식수 기준으로는 삼성SDS가 발행주식의 36.2%, 제일모직이 19.2%가 유통될 예정이다.


제일모직은 전체 지분의 80% 이상이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거래량이 적은 상태로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과거 공모주는 상장 당일 유통주식수가 부족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 3세 일가의 지분율은 제일모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는 최대주주가 삼성전자(22.6%)이고 이재용 부회장(11.2%), 이부진 사장(3.9%), 이서현 사장(3.9%) 등의 순이며 제일모직은 이재용 부회장(25.1%), 이부진 사장(8.4%), 이서현 사장(8.4%) 순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은 3남매의 지분율이 40%가 넘는 진정한 '회장님 주식'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그룹에서 중요하지 않은 위치에 있지만 3세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서 조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이면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 ‘제일모직’


삼성SDS와 달리 제일모직은 방대한 토지와 투자자산을 보유해 자산주이자 지주사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제일모직이 경기도 용인시에 제출한 복합테마마크 건설사업과 관련된 토지(에버랜드 용인지역의 비영업용 토지) 229만평은 향후 용도변경에 따라 가치 상승이 가능하다.


제일모직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2261억원, 영업이익은 1111억원에 그치며 실적은 부진한 상태다.


당기순익은 452억원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상장 후 시가총액 8~9조원대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반면, 삼성SDS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468억원, 영업이익은 5056억원, 당기순익은 3260억원을 나타냈다.


삼성SDS와 비교하면 제일모직은 보유 자산 가치에 방점을 두고 베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SDS의 상장은 충분히 예상됐던 반면 제일모직의 상장은 시기적으로 매우 빠르고 의외의 결정이었다”며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이 452억원에 불과해 보유 부동산의 재평가 등을 감안해도 시장에서 기대하는 8~9조원의 가치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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