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갑·을, 충남 천안시 갑·을, 서울 강남구 갑, 인천 남동구 갑 선거구 선거권·평등권 침해 판단

▲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이하림 기자]국회의원 선거에서 허용되는 선거구별 인구변차 비율은 2대 1을 넘어서지 않도록 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는 최소 선거구의 인구가 10만 명이라고 할 때 최대 선거구의 인구는 20만 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지난 30일 헌법재판소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을 비롯한 전국 유권자들이 "19대 총선에서 적용됐던 선거구 획정은 3대 1의 인구 편차를 허용하고 있어 선거의 불평등을 초래했다"며 '공직선거법 25조 2항 별표'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 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공직선거법 25조 2항 별표는 선거구별 인구 편차의 비율을 최대 3대 1까지 허용한 기준을 적용해 전국의 선거구를 246개로 나눈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구역표'를 정했었다.
이에 재판소는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구별 인구편ㄴ차의 기준은 2대 1을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이에 대해 재판소는 “현행 기준은 1인의 투표가치가 다른 1인의 투표가치에 비해 최대 3배의 가치를 가지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는 지나친 투표가치의 불평등"이라며 "대의민주주의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국회의원의 지역대표성이 고려돼야 한다해도 이것이 국민주권주의의 출발점인 투표가치의 평등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편차 기준을 완화하면 할수록 지역정당구조를 심화시키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이같은 불균형은 같은 농어촌 지역 사이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는 농어촌 지역의 합리적인 변화를 저해할 수 있고 국토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헌법소원을 청구한 선거구 중 2대 1의 기준을 넘어서는 ▲경기도 용인시 갑·을 ▲충남 천안시 갑·을 ▲서울 강남구 갑 ▲인천 남동구 갑 선거구가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당했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재판소는 “선거구역표는 전체가 하나를 이루는 것으로 어느 한 부분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면 표 전체가 위헌이라고 봐야한다"면서도 법적 공백 등을 우려해 내년 12월31일을 시한으로 법이 개정될 때까지 현재 구역표를 잠정 적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반면 이와 반대 의견도 제기됐다. 박한철·이정미·서기석 재판관은 “현 시점에서는 2001년 헌재가 인구편차 비율을 1:3으로 판단했던 상황과 크게 달라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선거구별 인구 편차 문제는 10여 년 전부터 논의돼 온 것이다. 지난 1995년 선거구별 인구 편차 기준을 4대 1로 정했다가 2001년 이를 3대 1로 낮췄다. 다만 법적 공백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우려해 2012년 4월에 실시된 제19대 총선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헌법불합치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재판소는 “앞으로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는 2대 1을 기준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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