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카드, 말썽 많은 단말기로 ‘전전긍긍’한 속사정
이비카드, 말썽 많은 단말기로 ‘전전긍긍’한 속사정
  • 김상범 기자
  • 승인 2014.10.17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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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부족 vs 의도된 방치?…논란 가열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상범 기자]롯데그룹 계열사 이비카드(대표 이근재)가 교통카드 단말기 오류 문제로 눈총을 받고 있다. 경기도 지역에서 실제 요금을 초과하는 액수가 찍히는 현상 등 대중교통 단말기 이상 현상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 이용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

아울러 인천지역 택시조합은 높은 수수료율과 단말기 노후화 등을 주장하면서 이비카드 측의 ‘횡포’가 있었다고 주장,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조합 측은 이비카드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대중교통 단말기를 둘러싼 잇단 논란으로 이비카드 이근재호(號)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이비카드를 둘러싼 이번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빠져나가지 말아야 할 곳에서 수백 원씩 요금 차감돼
일부 이용객 “이건 거의 도둑질 당하는 수준” 불만↑

이비카드는 결제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10년 롯데그룹으로 편입됐다. 이 회사는 전국 택시 및 버스 등의 교통카드나 대중교통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을 영위 중이며, 지난 5월 기준 롯데카드(95%)와 롯데정보통신(5%)이 주요 주주다.

그런데 최근 이비카드를 두고 잇단 논란이 발생, 관련업계는 물론 교통카드 이용자들의 큰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돈이 ‘나 몰래’

지난 6일 SBS는 이비카드 측이 설치한 경기도 교통카드 단말기의 문제점을 단독 보도했다. 요약하면, 경기도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실제 요금보다 더 많은 요금이 찍히는 등 심각한 단말기 오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는 일부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버스나 지하철 등의 환승 과정에서 실제 찍혀야 할 금액을 초과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액수가 빠져나가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를 집중 보도했다.

한 대중교통 이용객은 “요금이 찍히지 말아야 할 곳에서 항상 100원에서 500원까지 요금이 찍히고 있으며 때로는 600원 넘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런 일이 한 달에 10회 이상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해당 이용객은 거의 1년 가까이 매달 더 찍힌 요금을 일일이 확인해서 환불을 받고 있다는 것.

그는 “내 돈을 도둑맞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라며 “내 경우에는 어쩌다 이런 사실을 알게 돼 돈을 받아냈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거의 도둑질 당하는 수준”이라고 강한 불만감을 표했다.

결국 화살은 교통 단말기의 설치에서 관리, 정산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이비카드로 돌아가게 됐다.

문제는 이비카드 역시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이용객들에게 알리거나 환불 조치하기는커녕 경기도 측에 제대로 상황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측 역시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1년 넘게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하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알고도 모른 척?

이비카드 측은 단말기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비카드 측 관계자는 해당 보도에서 “교통카드 단말기 교체시기를 놓쳤으며, 요금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요금 오류는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명에게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일이 비단 한 두 사람에게서 발생한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도에 등장한 한 업계관계자는 “요금 오류가 한 달에 수십 건에 달하며 하루에도 20건 이상씩 쏟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도로가 아닌 새로운 도로망이 설치된 송도나 청라지구 등 신도시에서 요금 오류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의 경우 도로 설치 후 버스정류장을 제대로 설치하지 못한 상태에서 버스가 운행되면서 단말기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경기도의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1년여 기간 동안 단말기 오류로 얼마나 많은 추가 요금을 부담했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할 수 없다는 것. 이비카드와 경기도, 관련 유관 기관들 모두가 이처럼 심각한 문제를 눈뜨고 바라보고만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이에 대해 이대순 투기자본센터감시센터 대표는 “공적인 기능을 민간사에 맡겨놓고 결제수단이 정확한지, 기술적으로 안전한지의 여부를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제공=뉴시스)

계약해지 나선 이유

이비카드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비카드와 인천택시운송사업조합(인천택시조합) 사이에서도 심각한 갈등이 이어져 우려를 낳고 있는 것.

인천지역 택시 노조들은 이비카드의 ‘횡포’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비카드 측은 택시업체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으며 택시조합의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인천택시조합 측은 단말기 노후화와 높은 수수료율 등을 들어 지난 7월 이비카드 측에 계약해지를 알렸다. 그러자 이비카드 측은 ‘인천택시조합의 60개 회원사 전체를 상대로 이비카드 단말기 철수 금지’ ‘인천택시조합과 한국스마트카드 간 계약체결 금지’를 골자로 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 측에 제출했다.

이에 법원 측은 지난달 “이미 스마트카드 단말기로 교체한 회사는 그대로 유지하고, 아직 이비카드 단말기를 사용하는 업체는 계속 사용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 측 결정에 따라 향후 택시조합과 이비카드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아직 명확히 결정이 나지는 않았지만, 인천택시조합 측이 소송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갈등의 시작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비카드(옛 이비)와 인천택시조합이 처음 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 2003이다. 60여개의 업체들로 이뤄진 인천택시조합은 조합 소속 택시에 카드로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단말기를 설치했다.

당시 이비카드 측은 단말기 설치 및 서버 확장 등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면서 조합 측에 장기계약을 요구, 지난 2008년 양 측은 10년짜리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문제가 없어보였던 양측 간 계약은 이후 카드로 요금을 결제하는 횟수가 급증하면서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업계에 따르면 카드 단말기 최초 도입 당시 수천만원 수준에 그쳤던 결제액은 현재 월 100억원 규모에 달할 만큼 거대한 규모로 성장한 것.

이에 따라 수수료 문제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조합 측에 따르면 현재 카드 결제에서 수수료로 책정된 비율은 2.4% 수준이다.

카드 결제 비율이 낮았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매년 월 평균 카드결제 금액이 급증하면서 이비카드 측의 수수료 규모 역시 크게 늘어 택시조합 측의 부담이 만만치 않아진 것.

조합 측은 “이비카드 측이 수수료에 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해 다른 업체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했다”면서 지금까지 최초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한 것은 물론 상당한 수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비카드 측이 제공하고 있는 단말기의 잦은 오작동 역시 조합의 불만을 샀다.

택시 미터기에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인 해당 단말기는 지금까지 빈번한 오류로 택시기사들의 원성을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비카드 측 단말기는 서버가 종종 다운되거나 아예 결제가 되지 않는 일은 물론, 결제 완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택시 기사들의 불평이 잦았다.

조합을 비롯한 택시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이비카드 측이 자신들의 개선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비카드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택시조합 측은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금액이 예상 밖으로 크게 늘면서 이비카드 측과 수수료 등 재협상을 시도했다”며 “그럼에도 이비카드 측은 아무런 대응도 없이 수수료만 챙겨갔다. 불합리한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어 새로운 업체와의 계약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천택시조합 측은 이비카드 대신 한국스마트카드의 단말기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일체형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이비카드 측이 제공하던 단말기보다 결제 속도 및 편의성이 향상된 것은 물론, 수수료율 역시 2.0%로 이비카드 측보다 약 0.4%p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의 60여개의 택시 업체 중 45개 정도가 한국스마트카드 단말기를 도입했다.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제공=뉴시스)

가처분 신청 ‘논란’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이비카드 측은 이에 반발, 지난 7월 인천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고 단말기 철수와 한국스마트카드 간 계약을 금지해달라고 요구한다.

당시 이비카드 측은 “명백한 사업권 박탈”이라며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일방적 계약 해지는 부당하며, 손해배상 청구도 불사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일부 조합관계자들은 “수수료 인하 문제 등을 두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다가 계약해지와 동시에 가처분 신청을 내리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결국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본부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본부는 이비카드 단말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 7월 29일 법원에 제출했다.

탄원서를 통해 노조 측은 “스마트카드 단말기는 성능개선과 빠른 결제로 지금까지 이비카드로 결제하면서 입었던 정신적 스트레스와 영업 지연 등으로 인한 손실에서 벗어났다”면서 “이비카드 측은 인천지역 교통카드 단말기의 이용·유지보수 명목 수수료로 매월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계약해지가 불가하다는 내용의 협박성 문자를 발송하는 등 대기업 횡포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법원 측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비카드 측은 자사의 단말기를 아직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에게 수수료 인하와 홍보 명목의 지원금 지급 등으로 계약 유지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이비카드측은 막대한 초기 개발 비용이 들어간 가운데, 조합 측의 일방적 계약해지로 기존 5400여대의 계약 차량 가운데 약 30%가 타사의 단말기로 교체됐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수수료도 지속적으로 인하해왔고, 계약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타사와의 계약은 사업권 박탈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비카드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지난 2008년 계약 당시부터 6차례의 인하를 통해 가맹점수수료는 1.9%까지 낮췄으며, 유지보수비는 0.5%까지 인하하는 등 노력을 계속해왔다"고 해명했다.

또 "수수료 인하 문제는 공문으로 진행되지 않았을 뿐 지금까지 수차례 얘기가 오간 부분으로 협상 의지가 없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가처분신청에 나선 것은 조합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요구와 타 단말기 업체와의 협상 급진전 등으로 당시 자사가 선택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권리행사"라고 설명했다. 

<스페셜경제>는 이비카드 측으로부터 직접 자세한 설명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 했으나 결국 연결은 닿지 않았다. 

반면 조합을 비롯한 인천지역의 택시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은 이비카드의 ‘횡포’이며, 이비카드 스스로 논란을 자초한 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한 택시 관계자는 “인천에서 이비카드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결제 속도 저하와 오작동 증가 등 이용 업체들의 불만을 적극 해결하지 않으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스마트카드의 로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지만 그보다는 이비카드 스스로가 이번 화를 자초한 면이 크다”고 꼬집었다.

한편, 관련업계는 양 측이 지금까지 오랜 기간 계약을 이어왔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법적인 판단과 무관하게 관계를 회복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치열한 ‘공방전’ 결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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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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