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뇌관' 올해도 ‘파국’ 이어지나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현대자동차 노조가 70% 이상 파업에 찬성하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3년 연속 파업이 진행될지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전날 전체 조합원 4만72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찬반 투표에서 재적대비 찬성률 69.7%(3만2931명)으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현대차 노조는 울산공장, 전주·아산공장, 판매·정비위원회, 남양연구소 등 전체 조합원 중 87.9%인 4만152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날 투표 결과에 따라 현대차는 3년 연속 파업이 확실 시된 상황이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4차례(1994년, 2009~2011년)를 제외하고 매년 줄파업을 벌였다. 올해도 70% 이상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찬성의 뜻을 나타내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통상임금 이슈가 파업 불렀나


현대차 노사가 올해도 파업이라는 극단의 상황으로 치달은 것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갑을오토텍' 사건으로 불거진 통상임금 관련 소송은 자동차 업계 전반에 힘겨운 하투(夏鬪)를 예고했다.


통상임금은 추가 근로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임금 인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노조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달라"고 주장하고 있고 사측은 "현대차의 상여금은 고정성이 결여돼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단 사측은 현재 진행 중인 통상임금 재판의 판결을 기다린 뒤 정기 상여금 포함에 관해 논의하자는 의견을 노조에 제시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쌍용차와 한국GM이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기로 하고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것을 사례로 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는 현재 통상임금 대표 소송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통상임금 외에도 노조는 ▲기본급 15만9614원(8.16%) 인상 ▲조건 없이 60세까지 정년연장 ▲주간 연속 2교대제 문제 보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원직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내주 파업 여부 결정날 듯


노조는 오는 18일 열리는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향후 파업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 오는 22일부터 파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현대차 노조가 소속된 금속노조가 오는 20일과 22일 각각 4시간씩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22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 파업에 따른 가장 큰 피해는 생산차질이다.


하루 평균 7000여 대의 차량이 생산되지 못해 금액으로 치면 1500억원어치의 차량 생산에 제동이 걸린다. 현대차는 지난해도 8~9월 실시한 총 10차례 부분 파업으로 5만191대(1조225억원)의 생산이 지연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1~3차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미쳐 현대차의 5400여 협력업체도 8600억원 규모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파업 기간 생산지연으로 차량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국내외 브랜드 이미지도 타격이 예상된다. 또 현대차의 해외공장 증설론이 다시 힘을 받는 등 안팎의 혼란이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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