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남미 경제의 두 축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브라질은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일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3년만에 두 번째 디폴트 위기가 일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5일(현지시간) 450억 헤알(20조810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막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중앙은행은 금융회사의 최소자본 요건도 풀어 영업 가능한 소매금융기관을 58개에서 134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남미는 지난 2010년 7.5%의 고성장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갈수록 남미 최대 경제국의 위치에서 하락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올해 1.8%의 성장치를 전망했지만 시장에서는 0.97%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물가는 정부가 설정한 상한선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 한해 물가 상승률을 연 6.4%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상한선을 넘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같은 저성장,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현지 컨설팅 업체인 GO아소시아두스의 파비우 시우베이라 소장은 “올해 성장률이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기술적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남미 2위 경제대국인 아르헨티나의 상황도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0일 시한인 아르헨티나의 채무상환 유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도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아르헨티나는 최악의 경우 디폴트를 맞아 성장률 둔화, 외화유출 등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가 채권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더라도 수백억달러의 추가 부채를 감당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면서 경기 침체에 접어든 상태다. 물가상승률은 브라질 보다 더하다.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은 연 20%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이 같은 경기침체는 세계적 원자재 호황기가 끝나면서 벌어진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석유, 철강석, 대두 등의 수출 호재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경제 체질 개선을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

CNBC는 “브라질은 2000년대 들어 원자재 붐과 높은 인구증가율, 개인소비 증대에 힘입어 세계 7위의 경제대국에 올랐지만 물류, 금융 서비스 경쟁력은 95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한편 2012년 기준 브라질의 수출품목 중 철광석, 원유, 대두의 비중은 40%에 달한다. 아르헨티나 역시 수출의 4분의 1을 대두에 의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