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방문해 강력 항의…경찰과 대치 상황도

▲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진창범 기자]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 약 160여명은 지난 8일 밤 10시 20분께 KBS를 직접 방문해 “KBS 사장과 김시곤 보도국장은 당장 나와서 용서를 빌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김시곤 보도국장을 데려오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KBS 방문을 결정했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검은 색상의 옷을 입으려 한 뉴스 앵커들을 제지하는가 하면 “300여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유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원성을 받고 있다.


논란에 대해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당시 발언은 세월호 침몰 사고 뉴스 특보가 한창일 때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였으니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 시리즈를 기획할 필요가 있으며, 한 달에 500명 이상 숨지고 있는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취지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가족들은 “비교할 게 없어서 교통사고와 비교를 하냐”며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은 부모를 두 번 죽였다. 이는 사측에 책임이 있으므로 KBS 사장은 분명히 책임져야 하며 이번 사태를 유발한 사장과 김시곤 국장은 나오라”며 KBS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오늘 죽기 살기로 왔으니 들어가야 한다. 김시곤은 당장 나와라 빨리 용서를 빌어라”며 유가족에게 사과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결국, 유족 대표 10여명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 35분께 건물로 들어갔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50분께 청운효 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가족들은 “시위를 하러 온 것이 아니고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며 “분향소에서 KBS 보도국장의 발언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사과를 하러 오지 않는 보도국장 대신 사과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한편, 김시곤 보도국장은 9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