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지분 확보 자금 전망…계열 분리 가속화될 듯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삼성그룹이 8일 삼성SDS를 전격 상장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지배구조 변화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삼성SDS상장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세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3세 경영 체제를 다지기 위한 발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지분율 22.58%로 최대주주이며 이재용 부회장(11.25%), 이부진 사장(3.9%), 이서현 사장(3.9%)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지난 7일 장외 종가인 14만950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11조5600억원 수준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보유 가치는 1조3천억 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지분 가치는 각각 4천500억원에 이른다.


삼성SDS는 그룹 지배구조의 하단에 놓인 기업이기 때문에 3세가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 회사 지분율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는 삼성SDS 지분을 매각하거나 맞교환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는 삼성물산은 삼성SDI가 지분 7.18%, 삼성생명이 4.65%를 갖고 있다. 삼성SDI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가치는 1조2천억 원 가량인데, 삼성SDS 지분을 현물로 출자하거나 팔면 이런 지분을 확보할 여력이 생긴다.


삼성그룹은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에버랜드→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3세 체제 확립이 어려워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계열사 간 사업영역을 조정하고 지분 관계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동시에 이건희 회장 자녀 사이에 계열 분리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계열을, 이부진 사장이 서비스·화학계열을, 이서현 사장이 패션·광고계열을 맡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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