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성장세 둔화, 안산지역 매출 '뚝'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유통업계 매출이 급감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전점 기준 매출은 사고 직전까지(4월 1~15일) 전년 동기대비 6.5% 증가했으나,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16∼29일 매출은 2.6% 신장하는 데 그쳤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2% 늘었으나, 세월호 사고 시점인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0.1%의 역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가구 매출이 사고 직전까지(4월 1~15일) 전년 동기대비 각각 15.3%, 9.2% 상승했지만, 사고 이후(4월 16~30일) 각각 3.8%, 2.5%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관련 매출이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동기간(4월 1~15일) 전체 매출이 3.4% 증가했으나, 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2.9% 역신장했다. 시계·주얼리 등 럭셔리 뷰틱 장르와 스포츠웨어 매출은 사고 전에 전년 동기대비 각각 25%, 15.4% 상승했으나, 사고 이후(4월 16∼30일) 전년 동기대비 1.2%, -3.7%를 나타냈다.


대형마트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마트는 전점포 매출이 사고 전인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전년 동기대비 -2.0%의 신장률을 기록했으나,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2%의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 1~16일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3.9%, 지난달 17∼29일에는 -4.2%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사고 희생자들이 거주하는 안산권역 대형마트의 매출이 부진했다. 이마트 안산지역 3개 점포(트레이더스 안산점, 이마트 시화점, 이마트 고잔점)의 매출은 동기간(4월 1~15일) 작년 동기대비 3% 신장했지만, 사고 후(16∼30일)에는 1% 신장에 그쳤다.


롯데마트 안산지역 4개 점포(안산점, 와스타디움점, 상록점, 선부점)의 경우 1~16일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9%, 지난달 17∼29일에는 -9.5%의 신장률을 보였다.


사고 여파로 홈쇼핑 업계도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GS샵은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16~30일까지 전년 동기대비 15% 하락했다.


현대홈쇼핑은 사고 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4.3% 늘어났으나, 사고 후(4월 16~30일)에는 전년 동기대비 1.1% 신장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사고 이후 프로모션 자제, 편성 변경 등으로 매출이 다소 감소했으나, 4월말 들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신장세로 돌아섰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씨유)는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매출이 사고 전(4월 1~15일) 대비 1~5%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때이른 더위로 아이스드링크(63.38%), 얼음(53.17%), 일반아이스크림(15.39%) 등의 매출이 상승한 가운데, 냉장 즉석식(-1.67%), 부탄가스(-1.22%), 안전상비의약품(-0.64%) 등의 판매는 감소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이전인 지난달 1일~15일 주요 여름 상품들의 매출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나들이객이 늘면서 때이른 성수기를 누렸다. 이 기간 편의점 대표 여름 상품인 얼음컵음료는 66.2% 매출이 올랐고, 맥주도 15.4% 증가했다.


특히 탄산음료, 생수, 스포츠음료가 각각 23.8%, 32.3%, 12.0% 증가하며 음료 성장세를 이끌었다. 여행객 증가로 치약·샴푸 등 소용량 여행 상품 매출이 15.4%, 종이컵·위생접시 등 행락용품도 6.6%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전국적으로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의 주요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는 맥주는 전년 동기대비 7.4% 신장에 그쳤고 안주류도 4.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음료도 전체 5.0% 신장에 머문 가운데, 탄산음료·생수·스포츠음료 등은 각각 9.2%, 8.1%, 4.0% 성장률을 보이며 소폭 상승에 그쳤다. 여행도 가급적 자제하는 분위기에 소용량 여행용 상품 매출이 5.2% 하락했고, 위생접시·종이컵 등 행락용품도 1.2% 성장에 머물렀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월 중순이 지나고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상승하는 게 관례였지만, 세월호 사고 여파로 매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며 "5월은 유통업계에 있어 설과 추석에 이은 '대목'으로 꼽히는데, 마케팅·이벤트 행사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만큼 매출 타격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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