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귀국하자마자 날벼락‥금융계열사 전산 마비 ‘소비자 분노 확산’

▲ 삼성SDS 과천ICT센터 화재(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지난 17일 귀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SDS 과천센터 화재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해야만 했다. 지난 20일 삼성SDS 과천ICT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삼성 금융계열사들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카드와 삼성생명 등 삼성의 주요계열사들의 시스템 운영 및 백업데이터를 보관하는 등 전산업무를 도맡아 왔다. 화재 사고 당시 삼성SDS측은 단순화재라는 회사측의 설명과는 다르게 삼성의 주요 금융계열사들의 서비스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측의 시스템 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SDS 과천ICT센터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열을 차단할 수 있는 설비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화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계열사의 과도한 일감몰아주기가 금융 서비스 피해에 원흉이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이처럼 삼성SDS 과천ICT센터 화재사고에 제기되고 있는 지적과 논란에 대해 <스페셜경제>가 짚어봤다.


과천ICT센터 화재발생… 가장 큰 피해는 삼성생명?
데이터 센터 관리, 국제법 따라야 VS 국내법 충분


대한민국 온 국민이 세월호 침몰에 슬픔과 비통함에 젖어있던 지난 20일 과천시 별양동에 위치한 삼성SDS 과천ICT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이날 낮 12시 20분쯤 3층 발전실에서 난 것으로 추정하며 3층에서 11층까지 불이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200여명과 소방차량 40여대, 헬기 5대 등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으나, 고층인데다 강풍이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약 7시간여만인 저녁 7시가 넘어서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삼성SDS측은 "오후 12시 25분쯤 발생한 삼성SDS ICT 과천센터 화재로 고객과 인근 지역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과천ICT센터 화재사고 발생…


또한 삼성SDS는 21일 오후 회사 공식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회사측은 "전날 무정전 전원장치(UPS) 증설을 위해 비상발전기를 가동하던 중 발전기 외부 연도에서 불이 난 것 같다"며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서는 최선의 복구노력을 다하겠으며 미처 예상하지 못한 피해에 대해서도 고객 불편사항을 접수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SDS 과천ICT센터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의 시스템을 운영·서비스하고 백업데이터 등을 보관하는 데이터 센터다. 화재당시 삼성카드 서버는 10층에 있어 열로 인한 데이터 훼손 등을 우려해 서버를 차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 홈페이지와 모바일 및 PC 등을 이용한 온라인 결제를 중단하고 안전을 위해 ICT수원센터로 데이터베이스(DB)를 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 관계자는 “삼성카드 메인이 ICT과천센터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서버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삼성카드 홈페이지 접속과 온라인·모바일 결제, 인터넷 조회, 카드 결제 뒤 문자 알림 등 관련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성카드 측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4월 20일 과천 삼성SDS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해 14시 50분부터 홈페이지 접속, 온라인 결제 등 일부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어 고객분들께 불편함을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수원 데이터 센터로 자료들을 백업했기 때문에 데이터 유실은 없을 것”라며 “수원과 과천센터가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에 설사 데이터에 문제가 있더라도 복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화재 사고 가장 큰 피해는 어디?


이번 화재로 삼성카드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카드 서비스 이용이 일부 제한된 것과 관련해 22일 오후 ATM/CD기를 이용한 현금서비스를 비롯해 체크카드 제휴 금융사 23개에 대한 결제가 정상화 되었다.


이어 23일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있던 온라인 쇼핑몰 등 인터넷 망을 이용한 카드결제와 카드 결제 후 제공되는 문자알림 서비스를 복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24일 삼성카드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공인인증서 사용과 삼성 앱카드 결제 서비스는 아직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메인 서버가 인천에 있어 삼성SDS 과천센터 화재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다. 현재 삼성카드와 제휴하는 일부 멤버십 서비스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삼성생명 사과문 문자(스페셜경제)


삼성생명은 보험료 납입 및 지급, 청구 등을 조회하거나 대출 및 상환, 퇴직연금 및 펀드 은행이체 관련 업무 등이 장애를 겪었다가 신계약, 보험료 이체, 대출이자 수납 등 대부분의 고객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복구된 서버가 불안정 하면서 ‘전산접속이 됐다 안됐다’를 반복하며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삼성카드와 연계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온라인 물품구매나 카드 신청 접수를 처리하지 못했으나 일부 정상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센터, 국제법 표준 따라야 VS 국내법 충분


삼성SDS 과천ICT센터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열을 막는 차단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24일 <조선비즈>에 따르면 삼성SDS는 불이 났을 때 물을 뿌리는 ‘드렌처(drencher)’를 불이 난 과천 데이터센터에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렌처 장치는 건물의 지붕, 처마, 창가에 설치된 소화 장치로 건물 외부나 전산시스템 주변에서 일어난 불을 차단하는 데 사용되며 중요한 전산 시스템이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설치해야하는 장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불이 난 경기 과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에는 이 장치가 하나도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불이 3~4층 건물 외벽에서 시작해 10~11층까지 번진 것도 드렌처가 현장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중요한 정보를 관리하는 데이터 센터에 화재를 차단하는 장치가 미흡했기에 화재가 크게 번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삼성SDS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제적 표준에는 문제가 있지만 국내법 기준에 따르면 (드렌처장치 설치는) 문제가 없다”면서 “(삼성SDS가)국내에 있는 회사인데 국내법 기준 관한 규정은 다 따르고 있으며 화재 설비에 대한 구비는 다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IT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에는 데이터 센터의 건물 용도가 지정돼 있는 것이 아니기에 각 데이터 센터의 방화, 방수, 내진 기준이 제각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SDS는 삼성의 금융계열사 데이터 센터이다. 또한 삼성SDS는 삼성SNS와 합병하면서 해외시장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삼성SDS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할 계획이라면 데이터 센터 안전에 관한 것은 제각각인 국내법 기준을 따르기 보다는 국제적 표준을 따라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내부거래로 일감몰아주기… 고객들 금융 서비스 이용 피해


삼성SDS 과천센터 화재로 삼성 금융계열사 서비스가 며칠 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삼성 금융계열사 고객들은 이번 화재로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는 삼성SDS와 금융계열사의 내부거래로 일감을 몰아주며 시스템을 운영을 도맡은 삼성SDS 화재로 금융 서비스에 큰 피해를 야기 시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가 금융계열사 고객들 피해의 원흉으로 지적하고 있다.


물론 피해 보상을 해준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그 보다 이러한 문제를 초래 하게 된 일감몰아주기부터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SDS 내부거래금액은 2012년 3조4,463억원에서 2013년 4조6,158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이 무려 1조원이 넘게 증가했으며 이중 65%가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삼성SDS가 공언한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감몰아주기식 내부거래를 탈피하고 보다 수준 높은 시스템 기법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또한 삼성 금융계열사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센터에 대한 명확한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아야 진정한 글로벌 삼성 SDS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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