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백화점 보다 훨씬 높아

[스페셜경제=현유진 기자]TV홈쇼핑 업계의 불공정 행태가 극에 달했다. 홈쇼핑 판매수수료의 경우 백화점 판매수수료보다도 높은 평균 34%로 조사됐다.


지난 20일 공정거래위원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6개사(CJO·GS·현대·롯데·농수산·홈앤쇼핑)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4%로 2012년(33.9%)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같은 기간 백화점 상위 3개사(롯데·현대·신세계)의 평균 수수료율이 28.95%에서 28.87%로 소폭이나마 내린 것과 대비된다.


TV홈쇼핑 수수료는 주로 의류 품목이 평균 36∼40% 수준으로 가장 높았지만, 개별 상품별로 들여다보면 많은 품목에서 수수료율이 40%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수수료율로 50% 가까이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높은 수수료율로 악명 높은 백화점도 여성의류나 주방용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개별상품의 수수료율이 40%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중소 납품업체의 판매수수료율은 대기업 납품업체보다 더 높았다.


특히 중소 납품업체 같은 경우 높은 수수료뿐만 아니라 원하지 않는 사은품이나 탤런트 출연료를 강요하는 것은 기본이며, 판촉비 전가하기, 가격 후려치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벤더에게 로비해야 홈쇼핑 프로그램에 자기 상품을 내세울 수 있는 것 악습으로 내려오고 있다.


지난해 6개 TV홈쇼핑에 납품한 중소업체의 평균 수수료율은 34.7%, 대기업은 32.0% 수준이었다. 납품 비리가 불거진 롯데홈쇼핑은 대기업에 27.8%, 중소기업에 35.2%의 수수료율을 적용시켜 큰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2011년 공정위는 TV홈쇼핑 업계에 수수료율 인하를 강하게 주장했으나 수수료율은 2011년 34.1%에서 2012년 33.9%로 0.2%포인트만 감소하는 등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같은 해인 2010년 TV홈쇼핑 업계가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하고 2011년에는 표준거래계약서까지 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 실태조사 결과 높은 수수료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결국 납품업체는 높은 수수료율과 판촉비용 부담에도 방송 출연 당시 파급력을 기대하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홈쇼핑사의 횡포를 감수하는 것이다.


특히 브랜드파워가 약한 중소기업에게 홈쇼핑 채널은 단순히 제품판매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회사 자체를 알릴 수 있는 광고기회로 보인다. 특히 ‘황금시간대’인 오전 8~11시와 오후 8~11시 경우 매출이 최대 3~4배 가까이 더 증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황금시간대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그만큼 치열하며 이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사실 업계에서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 타임’에 상품을 편성시키기 위해 납품업자가 MD(구매담당자)와 임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최근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원들의 납품업체 비리가 불거지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홈쇼핑 방송시간과 프로그램 편성관련 청탁을 받고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작년 경제 침체에도 TV홈쇼핑 업계는 이런 우월적인 지위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6개 TV홈쇼핑사의 결산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총 4조5000억원으로 2012년의 4조436억원보다 12.8%나 증가했다. 6개사의 영업이익은 2012년의 5754억원에 비해 무려 18.9% 증가한 684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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