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체들 채권 가격 급락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헝다위기에 이어 또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사 화양녠(花樣年·판타지아)이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디폴트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 채권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중국 고급 부동산 전문 개발사 화양녠이 지난 4일 만기가 도래한 2억600만달러(약 2천428억원)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중국 부동산 업체 달러화 채권의 투매현상이 발생, 채권가격이 급락했다고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화양녠의 미상환 발표전 화양녠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하향조정했다. ‘CCC-‘등급은 디폴트가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신용위험을 나타낸다. 파산 우려에 판타시아의 회사채 가격은 급락했다. 쿠폰금리 6.95%의 12월 만기의 달러 표시 채권은 액면가 1달러당 38센트로 떨어졌다.

판타시아의 자회사 부동산관리업체 컨트리가든서비스 역시 이날 만기가 돌아온 7억위안(약 1억800만달러·1399억원)의 대출을 상환하지 않아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화양녠 사태로 시장의 충격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은 국내총생산(GDP)의 30% 내외를 차지할 정도가 가장 중요한 경제 요소였다. 국가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이 헝다나 화양녠 등의 회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를 타계하는 과정에서 풀린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위해 대출 규제를 걸었고 이는 결국 부동산 업체의 채무불이행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늘어난 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중국 정부가 긴축을 실시하면서 또다른 화양녠이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부동산컨설팅업체 커얼루이 연구센터(CRIC)는 9월 27일까지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디폴트한 채권은 모두 39건이라고 밝혔다. 전년 대비 25건이 증가 했으며 금액 규모로도 467억5000만 위안(약 8조6258억 원)이다. 지난해 180억4400만 위안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도 역시 판타시아와 관련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하며 앞으로 몇 주 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야후파이낸스는 판타지아의 디폴트 선언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 뿐만 아니라 둔화되고 있는 전체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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