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특허받은 '고성능 특화 바닥구조' (출처=현대건설)
현대건설이 특허받은 '고성능 특화 바닥구조' (출처=현대건설)

[스페셜경제=김민주 기자] 층간소음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건설사들의 소음저감 특화설계가 주목받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확산된 층간소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소를 신설하고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하는 등 소음 저감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공동주택 설계 및 시공에 ‘H 사일런트 홈’을 도입한다. H 사일런트 홈은 현대건설이 특허받은 5단계 15가지 층간소음 저감기술이다.

먼저 아파트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바닥 ‘슬래브’의 강성을 보강하고, 3차원 레이저 스캔으로 시공관리 및 성능 평가를 진행한다.

마루와 슬래브 사이에는 현대건설의 특허 기술이 반영된 고강도 경량 기포 콘크리트와 고기능 온돌 등 층간차음재가 적용된다. 고성능 특화 바닥구조를 통해 층간 소음을 효과적으로 저감시킬 수 있다는게 사측의 설명이다.

설계뿐만 아니라 내장 마감 공사 시 샘플세대를 통해 각종 자재 검수와 최종 성능 점검 등 성능 사전 평가도 진행한다. 샘플세대는 품질 관리와 하자 예방을 위해 미리 만드는 주택이다.

최첨단 소음 예측 기술도 적용된다. 에너지 전달 함수로 소음을 예측한 후 소음의 고유 진동수를 고려해 맞춤형 저감재를 사용할 수 있다. 아래층엔 소음이 전달되지만 소음발생층에선 이를 모르는 경우를 대비해, 입주 후 층간 소음 발생 시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DL이앤씨의 '노이즈 프리 3중 바닥 구조 ' (제공=DL이앤씨)
DL이앤씨의 '노이즈 프리 3중 바닥 구조 ' (제공=DL이앤씨)

DL이앤씨는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낼 수 있는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DL이앤씨는 성인과 아이들의 발걸음이 바닥에 미치는 충격 패턴을 분석해 이 공법을 설계했다.

이 기술은 아파트 바닥면의 기본 뼈대인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3개의 층을 겹겹이 쌓아 층간소음을 걸러주는 필터형 방식이다.

기존 방식보다 몰탈층을 2겹으로 배치하고 2배 두껍게 시공했다. 몰탈이란 시멘트와 모레를 섞어 만든 자재로, 바닥면을 평평하고 단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층간소음이 발생하면 가장 위쪽에 시공된 시멘트 마감재인 크랙 방지용 몰탈층이 1차로 충격음을 흡수하고 균열을 방지해 준다. 이후 바로 아래 쪽에 있는 진동 흡수용 몰탈층이 소음과 바닥 진동을 2차로 흡수한다. 맨 아래에는 독일 바스프와 기술제휴로 생산한 고성능 완충재가 콘크리트 슬래브와 밀착돼 울림현상과 소음을 마지막으로 흡수하는 방식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ENG센터 산하에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했다. 석박사급 인력 1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연구소장은 부사장급인 ENG센터장이 담당한다.

삼성물산 층간소음연구소는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 분석에서부터 재료와 구조, 신공법에 이르기까지 소음저감 기술개발과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한다. 확보된 기술은 지속적인 실험과 검증을 통해 공동주택 건설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GS건설도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 기술업체인 에이브이티와 공동개발한 ‘바닥충격음 저감 1등급 기술’은 바닥슬래브의 방진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 시킨 기술이다. 타 건설사에서 개발한 기존의 1등급 구조와 비교했을 때 중량충격음 차단성능은 동일하나 경량충격음 차단성능이 2dB 가량 낮다.

또 방배그랑자이 등 GS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엔 욕실 배관을 아랫집 천장이 아닌 내 집 벽면에 설치해 층간 소음을 줄여주는 ‘욕실 층상 벽배수 시스템’과 기둥이 위층 바닥을 받치고 있어 진동이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강도가 덜한 ‘기둥식 설계’가 적용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자체 개발한 ‘AI 미장로봇’을 통해 아파트 세대 마감재 들뜸 현상 등의 하자를 예방하고 이를 통해 층간소음을 완화한다. AI 미장로봇은 콘크리트 바닥면의 평탄화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혁신 기술이다.

한편 최근 유명 연예인의 층간소음 민폐 논란을 시작으로 다가구주택 내 층간소음은 단순히 주거 성능 이슈가 아닌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불법시공 사업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성능을 사용검사 전에 평가해 불법시공으로 입주자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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