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플랫폼조직 신설…전행 차원 디지털 혁신
신한, 디지털혁신단 신설…과감한 외부 전문가 영입
하나,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 신설…금융소비자 보호 방점
우리, 공동영업체계 VG 제도 안착 준비…과감한 슬림화

(사진제공=각사)
(사진제공=각사)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말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시중은행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는 방식으로 조직체계를 개편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은행마다 전략을 달리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 기존 17그룹 19본부 103부에서 15그룹 23본부 113부 체제로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의 기틀을 마련하는 ‘플랫폼조직’의 신설이다.

국민은행은 기존 디지털금융그룹에서 담당하던 디지털 사업을 사업조직과 기술조직이 함께 일하는 25개 플랫폼조직이 8개 사업그룹내에 신설해 수행하도록 했다.

기존 단일조직 중심으로 추진했던 디지털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행 차원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플랫폼조직은 기획과 개발, 운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데브옵스(DevOps) 조직으로 기획을 담당하는 직원과 IT 담당 직원이 함께 근무하기 때문에 기획과 개발, 운영이 동시에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운영 또는 기획 조직에서 사업내용을 제시하면 IT 부서가 이를 개발하는 형태였다면, 플랫폼조직은 둘을 합친 것”이라며 “의사결정 단계를 거치는 게 아니라 같이 일하면서 의사결정과 피드백이 바로바로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달초 정기조직개편에 앞서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디지털혁신단은 행장 직속조직으로 ▲AI Unit(구 AI통합센터, AICC) ▲MyData Unit(마이데이터 사업 전담) ▲Data Unit(구 빅데이터센터) ▲디지털R&D센터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중 마이데이터 사업을 총괄할 인물로 김혜주 전 KT 상무를, 데이터 유닛 총괄에 김준환 전 SK C&C 상무를 영입했다.

신한은행은 핵심 사업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외부 인재 영입이 조직내 디지털 혁신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부행장-부행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 체계를 부행장-상무 2단계로 축소해 부행장급 경영진이 각 그룹별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디지털그룹장에 선임된 전필환 부행장은 신한은행의 일본법인인 SBJ은행 부사장 재직 시절 디지털 자회사 SBJ DNX를 설립하고 뱅킹 시스템을 일본 현지 은행에 수출하는 등 디지털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3개 사업그룹을 줄이고, 임원수도 감축하는 등 과감한 조직을 단행했다. 특히 내년 초 도입 예정인 공동영업체계인 ‘VG(Value Group)’ 제도 안착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VG는 기존에 우리은행이 시범적으로 도입한 TG(Together Group) 전략을 전국으로 확대한 것으로, 117개의 거점점포가 인근 점포 4~5개와 공동영업체계를 구축한다. VG그룹이 인근 영업점을 관리하면서 각 그룹별로 인력, 성과, 영업전략 등을 총괄하는 개념이다.

우리은행은 VG제도 도입에 맞춰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해 디지털 혁신과 영업의 연계성을 높이고 대면/비대면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는 등 금융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은행의 리스크관리그룹이 은행의 위험을 관리해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위험 대비 적정한 수익률 확보를 관리한 것인 반면, 이번에 신설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은 소비자 입장에서 위험을 관리함으로써 최적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기존에 미래금융, 리테일, 자산관리 등 기능 중심으로 분리돼 있던 조직도 소비자 중심의 ‘디지털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한다.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사업, 디지털, IT가 융합된 다기능 팀(Cross-Functional Unit)을 일부 구성해 운영하고, 운영방식을 최적화한 후 행내에 확산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대응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손님 중심 경영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손님, 주주, 직원, 공동체를 아우르는 모든 이해관계자 가치를 제고해 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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