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잔혹사 언제까지…내·외부 실적 악화 고전

[스페셜경제=이주희 기자]검찰이 22일 KT 사옥과 이석채 회장 자택 등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이 회장이 궁지에 몰렸다. 표면적으로는 이 회장의 배임혐의가 배경이지만 정치권의 ‘KT 수장 밀어내기’를 위한 카드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격적인 검찰 수사가 이 회장 개인의 위기를 넘어 KT의 잔혹사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KT는 지난 2002년 공기업에서 민간 기업으로 전환했지만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는 운명에 처했다. KT 민영화 이후 3년 임기를 다 채운 CEO는 이용경 전 사장(2002년 8월~2005년 8월)이 유일하다.


이석채 회장은 2009년 1월 KT 사장으로 취임해 두 달 후인 3월 회장에 올랐으며, 취임 3년 만인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지 8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회장의 공식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CEO 리스크가 재발하면서 KT도 위기로 내몰렸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 3사 경쟁 속에서 대규모 이동통신 가입자 이탈을 헤쳐나갈 동력을 잃었고, 해외에서는 르완다 롱텀에볼루션(LTE) 망 구축사업과 같은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KT는 유·무선 통신시장과 초고속인터넷 시장 등에서 경쟁사들에 밀리고, 자회사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09년 KT는 애플의 아이폰 3G를 국내 처음 도입하는 등의 혁신을 보이고,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무선 가입자 수와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왔다.


하지만, 최근 1년여간의 KT는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KT의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이유는 유·무선 모두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이 좋은 고객들을 타사에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통신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무선통신 가입자가 5,41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KT는 15만1,516명의 가입자가 줄어든 반면 LG유플러스는 65만6,683명이, SK텔레콤은 45만4,487명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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