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 시 제시하는 자격요건이나 우대요인보다 신입사원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취업 스펙 준비가 더 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구직중인 누리꾼들은 이번 조사와는 무관하게 ‘고스펙’을 쌓아도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에 울분을 토했다.


기업과 구직자의 ‘스펙’에 대한 생각 차이 大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가 20일 국내 기업 596개사와 올해 신입사원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322명을 대상으로 ‘채용 시 평가하는 스펙’과 ‘기업에서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스펙’을 조사한 결과, 기업이 제시하는 자격요건이나 우대요인보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취업 스펙 준비가 더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우선 지난해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436곳) 중에는 채용 시 학점제한이나 토익점수 제한을 두거나, 영어 말하기시험 자격 제한을 두는 곳이 많지 않았다. 직무관련 경험 중에는 인턴·아르바이트 경험과 직무 자격증을 보유한 경우에 한해 우대하는 곳이 절반이상으로 많았다.


대기업 중 학점제한을 두는 곳은 33.8%에 불과했고, 토익점수 커트라인(18.3%)을 두거나 말하기시험 점수제한(15.5%)을 두는 곳은 5곳 중 1곳이 채 안 되었다.


직무관련 경험 중에는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험, 직무 자격증을 보유한 경우 우대한다고 밝힌 곳이 각각 57.7%로 많았고, 그 외에 해외 어학연수(49.3%)나 공모전 수상(42.3%) 경험이나 해외 학벌(42.3%) 등을 우대하는 기업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대학생 중에는 학점제한(73.9%)이나 토익점수 커트라인(77.5%)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10명중 7명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영어 말하기시험 점수 제한이 있을 것(33.3%)이라는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대기업이 밝힌 영어 말하기시험 점수 제한을 둔다는 대기업 비율(15.5%)보다는 높았다.


직무관련 경험 중에는 인턴(91.1%)이나 아르바이트 경험(80.0%)을 우대할 것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해외 어학연수 경험자를 우대할 것이라는 답변도 응답률 80.3%로 크게 높았으나, 실제 대기업 중에는 어학연수 경험자를 우대한다고 밝힌 기업이 49.3%에 그쳤다. 이외에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대학생들은 자격을 갖추면 ‘우대할 것’이라고 답해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답변과 큰 차이를 드러냈다.


중소기업은 평가항목별로 차이가 컸다.


학점 제한을 두는 곳은 10.1%에 불과했으나, 대학생들은 절반정도에 달하는 52.2%가 학점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익점수 커트라인(7.7%)이나 영어말하기 점수 제한(2.2%)도 기업 인사담당자는 거의 없다고 답한 반면, 대학생들은 50.0%, 34.4%가 점수 제한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직무 관련 경험 중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우대하는 경험은 인턴 경험(80.0%)이었다. 이어 아르바이트 경험(65.2%)나 직무 자격증 보유(65.2%)를 우대하는 곳이 많았다.


중소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대학생들도 기업에서 인턴 경험(88.9%)과 아르바이트 경험(80.6%)을 가장 우대할 것이라 답해 이 부분은 기업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다음으로 해외 어학연수 경험(77.2%) 공모전 수상 경력(73.3%) 해외학벌(64.4%) 순으로 우대할 것이라 예상하는 답변이 높았으나, 실제 중소기업 중 해외 어학연수 경험자를 우대한다고 밝힌 곳은 42.7%에 그쳤고, 공모전 수상 경력(39.5%) 해외학벌(21.4%)을 우대하는 곳도 많지 않았다.


이에 조사를 실시한 잡코리아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가 기업의 요건보다 과도하다고 이를 표현했다.


구직자 “스펙열풍, 우리도 힘들어”


누리꾼들은 이같은 스펙 열풍에 대한 성토 분위기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고스펙’을 쌓아도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에 울분을 토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누리꾼 A는 “이쯤 됐다 싶어 도전해도 떨어지는게 다반사다. 다른 구직자가 차별화된 스펙을 쌓아 선발됐다고 소문이 퍼지면 너도나도 불안심리에 달려드는게 인지상정 아닌가”라면서 “인사요건만 보면 자격조건을 갖추지 않은 이들은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자격 요건의 100을 넘게 준비해도 취업이 안되다 보니 더 이상 어떠한 준비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B는 “오늘날 가장 큰 문제 아닐까? 너도나도 스펙쌓기 열풍으로 자격증이란 자격증은 다 땄다. 하지만, 취직을 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C 역시 “스펙열풍 때문에 진짜 힘들다”며 “스펙만 쌓느라 다들 인품은 줄어들고 하는 현실을 보면 후진국가가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에서 서류전형 합격자는 실제 채용인원의 2~3배(67.4%)를 뽑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중에는 서류전형 합격자는 채용인원의 3배(51.2%)를 뽑는다고 밝힌 곳이 과반수정도로 가장 많았고, 2배(16.2%) 규모로 뽑는다는 기업이 다음으로 많았다.


중소기업에서도 서류전형 합격자는 채용인원의 3배(37.5%)를 뽑는 기업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2배(20.0%)정도 뽑는다는 기업이 많았다. 인적성 검사를 실시하는 곳은 대기업 중에는 대부분인 81.4%가 한다고 답했고, 인적성검사 합격자는 최종 채용인원의 약 2배(52.3%)를 뽑는다는 곳이 많았다. 중소기업 중 인적성 검사를 실시하는 곳이 36.3%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2년 대기업과 중소기업 신입사원의 평균연령은 28세였으며, 남성 평균은 29세, 여성 평균은 26세로 기업 간 차이는 없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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