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재시동 건 단일화, ‘여론조사’로 후보 정하나?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8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피’와 ‘살’을 깎고 다시 시작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후보등록일까지 1주일 남은 짧은 기한동안 두 후보 측은 단일화 방식과 룰을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다.


문 후보 측은 당초 제시했던 국민참여경선 대신 여론조사방식을,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단일화 방식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 간 단일화 룰과 방식을 놓고 아슬아슬한 힘겨루기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19일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국민참여경선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는 것이 대부분의 관측”이라며 “(여론조사가) 불변의 상수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고, 다양한 경선방식을 채택하고 구사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대변인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여론조사로 하게 된다면)실시 시기, 허용오차를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 조사 응답자의 대상 한정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실무협상팀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여론조사방식이 국민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냐, 지지자들이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참여적인 방식이냐 하는 데에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라도 국민의 의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 것인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8일 문 후보가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문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국민참여방식을 택해서 국민의사가 더많이 반영되는 방식을선택하면 그 과정도 좀더 감동을 줄 수 있을지 모르는데, 시기상 다 어려워졌다”며 “이제 남은 거의 유일한 방식이 여론조사 방식 정도다. 이제 여론조사 시기나 방법, 문항 가지고 서로 당기고 미는 상황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가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여론조사는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가장 최악의 방법이다”며 “양 후보가 언제부터 단일화 얘기를 했는데, 단일화에 관한 논의를 전혀 안 하고 있다가 끝내 내놓은 방법이 여론조사뿐이라고 하면 국민들이 조금 실망할 것 같다. 현실적으로 (양 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빨리 하기 힘든) 상황이 있었다고 국민들이 있었다고 국민들이 이해해 주십사 하는 마음이다”고 말해 단기간 내 진행해야하는 단일화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앞서 문 후보 측은 민주당이 지난 총선과 당대표 경선 등에서 보여줬던 ‘국민참여방식’을 통해 단일화 후보를 선택하길 바라왔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안 후보 측이 국민참여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마찰이 있어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지만 19일 안 후보 측이 이를 전격 부인하면서 단일화 방식을 놓고 또다시 살얼음판을 걷는 협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이날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 후보측은 원래 여론조사만으로 단일화를 하자는 입장이었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런 얘기는 한 적 없다. 우리는 (단일화 룰에 대해) 정한 바가 없다고 누차 말씀을 드렸었다”며 “(우리 쪽에서 반론이 나온 적이 없어) 유추하신 것 같은 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은 뜻을 밝히고 “오늘(19일) 오전 협상팀이 회의를 속개한다. 여기에서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서로 최선의 방안을 모색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문 후보가 안 후보 측에 단일화 방식에 대한 결정권을 위임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우리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마음이 없다”라면서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측에 일임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여론조사인지 여론조사 플러스 알파인지라고 하셨는데 그게 (단일화 방식의) 한 예시를 말씀하신 것인지 알기 어렵고 ‘협상팀을 빨리 재가동하자’고 하신 데에 또 하실 말씀이 있으셨던 것 아닌지, 그런 생각이다. 오늘 협상팀이 만나면 그 부분부터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날 두 후보 간 회동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한 논의가 오갔냐는 질문에 대해 “회동 이후 대변인들의 발표에 그 내용이 없었으니 우리가 따로 확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8일 전격 사퇴를 발표하면서 이날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는 급물살을 탔다. 16일까지 두 후보가 격앙된 목소리로 서로에 대한 신경전을 벌인 것과 달리 이날 이 대표가 ‘대표직 사퇴’ 뜻을 밝히자 곧이어 안 후보가 회동을 제안했고 문 후보 역시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 측 결정에 맡기겠다”고 화답하며 저녁 8시께 서울 중동구 한 식당에서 두 후보가 30분간 배석자 없이 회동했다.


이후 ▲새로운 리더십과 새로운 국정운영 방식을 통한 소통과 협치, ▲철저한 정치혁신, ▲과감한 정당 혁신,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연대 등을 다짐하는 ‘새정치 공동선언문’이 발표됐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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