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보험사, 믿었던 금융당국에 ‘환헤지’ 발등 찍히나

김은배 기자 / 기사승인 : 2019-02-11 17: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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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금융당국이 2년만에 환율 리스크 규제 강화로 기조를 돌렸다. 2017년에는 보험사의 해외투자 확대의 부담 감소를 목적으로 환리스크 규제를 완화했었다.


당초 환헤지 기간이 1년 미만이어도 자산듀레이션에 인정해주기로 했던 것이 이제는 외화채권과 환헤지 만기차가 클 경우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당국 방침을 따른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믿던 도끼에 발등 찍히는 상황이 됐다.


특히 해외투자에 적극적이었던 보험사는 중견·중소형사에 몰려 있는 만큼 대형사보다 큰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어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으로 자본확충에 정신없는 보험사들은 이같은 정책에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최근 마련한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강화방안’을 통해 보험사의 환헤지 규제를 강화했다. 외화채권과 환헤지 간 만기차가 크면 요구자본을 추가로 적립케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보험사 지급여력(RBC)비율 산정에서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RBC비율을 낼 때 세부 항목은 ▲보험위험액 ▲금리위험액 ▲신용위험액 ▲시장위험액 ▲운영위험액 등으로 구분되며, 이번 규제 강화 내용은 시장위험액 규제 강화에 속한다.


계약만기 1년 미만 파생상품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2021년까지 점진적으로 0.8%의 위험계수를, 6개월 미만 파생상품 익스포져는 1.6%를 각각 적용하는 방안 등이 마련된다. 잔존만기에 따른 외환익스포져 차감비율 차등화 등도 들어간다.


보험사들은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할 경우 리스크 대응차원에서 환헤지를 시도하며 이는 투자영업비용에 반영된다. 파생상품 거래손실 및 평가손실, 외환차손 등이 비용발생 항목에 해당한다.


채권 만기에 맞춘 환헤지는 리스크가 안정적이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재무제표 변동성이 커진다. 이에 대부분 보험사가 환헤지를 짧게 설정하면서 만기를 재연장(롤오버)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번 금융당국 규제는 환헤지 만기를 최대한 길게 쓰면서 리스크를 관리하라는 얘기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2017년과 대조적이다. 당시 보험사가 RBC비율 관리를 위해 자산 듀레이션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외화채권 투자 규제를 완화했다.


RBC비율 산출에 들어가는 부채 듀레이션 잔존만기는 2017년 20년에서 작년 25년, 금년에는 30년으로 확대된다. 자산-부채듀레이션 차이는 제로(0)에 수렴할수록 건전한 것으로 본다. 부채 듀레이션 만기가 늘어났다는 건 자산 듀레이션도 그만큼 함께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자산 듀레이션을 길게 하려면 장기채권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해외에는 국내 시장 보다 금리가 유리한 장기채 물량이 많다는 점에서 중소·중견 생보사들은 해외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완화된 규제 내용은 외화채권에 대한 환헤지 기간이 1년 미만이라 하더라도 자산 듀레이션으로 인정해주는 것이었다. 이는 RBC비율 항목에서 금리위험액에 해당한다.


보험사들은 최근 3~4년에 걸쳐 해외투자를 급격히 증가시켜왔으며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이후 환헤지 기간을 3~6개월로 잡아 비용 부담을 줄였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외화증권 투자 비중을 전체 자산의 30% 이내로 제한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외화증권 비중이 21.5%로 가장 크고 농협생명(20.4%), 동양생명(20.1%), KDB생명(20.0%), 처브라이프(15.6%)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화생명외에는 전부 중소·중견사로 분류된다.


이외에 대만 푸본생명이 대주주인 푸본현대생명(13.8%)은 2015년 말 이후, DGB생명(11.5%)은 2016년 말 이후 해외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 해외투자 비중이 10%대를 넘어섰다.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은 5.6%, 교보생명은 15.0%다. 이번 해외투자 규제 강화로 대다수 중소·중견사가 직격탄에 노출되는 셈이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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