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종건, 분양마다 오시공?미시공 ‘갈등’…울산 호수공원 대명루첸 ‘9개월째 입주지연’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19-01-30 17: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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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들 “월세방 전전…고통 말 못 해”…‘준공방해로 강경 대응?’
울산 호수공원 대명루첸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울산 남구 야음동의 한 아파트에 입주자들이 9개월째 입주하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다. 통상적으로 1~2개월가량 아파트 입주가 늦춰지는 경우는 많지만 9개월이 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아파트의 입주가 이토록 미뤄지고 있는 것은 입주민들이 사전점검에서 심각한 수준의 부실시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사전점검도 원래 입주예정일보다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뤄졌지만, 입주민들이 파악한 오시공?미시공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사전점검이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입주민들은 시공사에 책임을 묻고 나섰다.


이에 시공사인 대명종합건설은 일부 입주민들이 과도한 하자보수와 보상을 요구하며 입주를 고의로 방해하고 있다고 맞서며 갈등이 커진 상황이다.


시공사 측은 일단 임시 사용승인 신청을 내 입주가 마무리되면 입주지체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입주민은 이마저 믿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인 대명종건이 부실시공으로 입주지연을 야기하고도 이후 제대로 보상하지 않은 전력을 있기 때문이다.


분양마다 오시공?미시공으로 입주민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대명종합건설의 문제점에 대해 <스페셜경제>가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공사 덜된 아파트로 사전점검…입주민들 “어처구니없어”


미분양?임금체불 등 시공단계부터 ‘삐걱’…예고된 비극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제보자들>들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9개월째 입주하지 못한 입주민들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이 입주민들은 자신들의 사연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수차례 올리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에 호소했지만, 좀처럼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역신문을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 간간이 취재해 경과를 전할 뿐이었다.


하지만 <제보자들> 방영 이후 ‘제보자들 아파트’가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하는 등 이목이 쏠렸다. 그만큼 방송에서 드러난 입주민들의 상황은 심각했다. 입주민들은 당초 입주가 예정된 날짜를 넘기면서 어쩔 수 없이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져 친척집과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길거리생활은 자그마치 9개월간 계속됐고,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는 상황이다.


9개월째 입주를 못한 사연


울산 남구 야음동 호수공원 대명루첸 입주예정자들과 시공사인 대명종합건설간의 갈등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15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당초 지난해 4월경 공사를 마무리하고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준공이 늦어졌고 언제 입주가 가능한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됐다.


시공사인 대명종건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난해 6월 입주자들에게 ‘사전 점검’ 실시를 통보했다. 일반적으로 입주민 사전 점검은 입주민들이 입주 전 자기 세대의 미비한 부분을 점검하는 성격으로,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 입주를 1개월가량 앞두고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호수공원 대명루첸의 사전점검은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 강행하려 했고 이때부터 입주민과 시공사간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사전점검 때 처음 아파트 모습을 본 입주예정자들은 ‘공사판’과 다름없는 모습에 망연자실했다. 아파트 천장과 벽체는 뚫려있고 바닥 콘크리트도 채 마르지 않았다. 마당과 주차장에는 치우지 못한 자재더미가 가득했다. 한 마디로 사전점검이 무의미한 상황이었다.


한 입주예정자는 “하자가 가구당 100건이 됐다. 그래서 총 하자가 5만 건 정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진출처=KBS 방송화면 캠쳐
사진출처=KBS 방송화면 캠쳐


이후 입주민들은 구청에 공개 청구해서 감리 보고서를 확인했고, 시공사가 설계변경 승인을 받지 않고 중대한 설계변경을 한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입주민들이 확인한 설계변경은 총 세 가지였다. 첫째는 세대 내부 천장높이가 도면 상에서는 2400mm인데 실제로는 2340mm으로 낮아진 부분이다. 대명종건은 분양 당시 내부 천장높이가 높다는 점을 적극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설계보다 낮게 시공됐다.


둘째는 베란다 대피공간에 설치되면 안 되는 우수관이 이곳에 설치된 점이다. 이 또한 사업계획 승인 변경이 사전에 이뤄졌어야 하는데 생략된 채 공사가 진행됐다. 셋째는 외벽을 벽돌이 아닌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한 점이다. 드라이비트 소재는 가연성이라 화재 시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유독가스를 뿜어 그 위험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설계상 오시공을 인지한 남구청은 현재 주택법 위반으로 대명종건을 두 차례나 고발한 상태다. 남구청 관계자는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된 부분을 확인했고 사법조치로써 고발했다”며 “현재로서는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된 사항이 물리적으로 원상복구 조치를 하든지 사업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서 치유하든지 절차이행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공사 “일부 주민들이 고의로 입주 방해”


시공사인 대명종건은 호수공원 대명루첸의 입주지연에 대해 중대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입주예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것은 맞지만, 지난해 7월 사전점검 이후 입주민의 과도한 민원이 없었다면 입주가 이정도로 지연될 일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대명종건 관계자는 “암반지역이라 공사를 해서 암반을 채석하고 발파하는 과정에서 주변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너무 많았다. 겨울에 강추위 때문에 타워크레인이 쓰러지고 이런 부분이 있어서 입주 지연이 발생이 됐다”면서도 “대한민국의 어떤 건설사가 건설해도 아파트 입주 기일에 입주할 수 있는 공사는 없다”고 해명했다.


사진출처=KBS 방송화면 캡쳐
사진출처=KBS 방송화면 캡쳐


시공사는 사전점검 당시 입주 예정자들이 내부를 일부러 파손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입주민들이 입주를 지연할 목적으로 동전 등으로 가구 벽면을 긁고 유리창을 고의로 깼다는 것이다. 입주가 지연되면 시공사는 입주민들에게 입주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 아파트는 계약서상 지체보상금을 가구당 월 340만원을 지급하게 되어 있다. 일부 입주민들이 더 많은 입주지체보상금을 받기 위해 입주를 고의로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 시공사 측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입주민들이 입주가 지체되면서 겪고 있는 정신적?금전적 고통을 감안하면 신빙성이 떨어진다. 입주가 무한정 연기되면서 입주민들은 가족과 생이별하고, 친척집과 월세방을 전전하며 힘겹게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입주예정자의 글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호수공원 대명루첸 입주예정자의 글에 따르면 이들은 “지금쯤 새집에서 편안하게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저희들은 아직도 입주를 못하고 있다”며 “많은 계약자들은 살던 집을 팔고 셋방살이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입주예정자들은 당초 이 아파트가 높은 분양가 때문에 미분양된 데다가 시공 과정에서 임금체불 등 문제가 발생해 입주지연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어느 정도는 예정된 비극이라는 것이다.


분양?시공 단계부터 문제투성이


호수공원 대명루첸은 지하 2층~지상 29층 9개동, 817가구 규모로 2015년 분양을 시작했다. 분양가는 당시 울산 최고 분양가인 3.3㎡당 1300만원이었다. 1순위 청약에서 약 1만명이 몰리며 흥행을 예고했지만, 이후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약 200여 세대가 미분양되는 사태를 맞았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사비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시공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암반지역이라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소음과 분진이 발생했다. 공사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초등학교가 있어 주민들의 민원제기가 쏟아졌고, 학부모들의 집회도 이어졌다.


당초 준공 목표일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3월 하청업체 소속 현장근로자 100여명이 약 7억원의 임금이 체불됐다며 작업을 중단하고 시위에 나선 일도 있었다. 당시 하청업체 한 관계자는 “지급하기로 한 임금이 체불되고 있는 상황이고, 근로자 중 일부는 임금을 받지 못해 빚을 내 생활하고 있다”며 “하청업체는 추가공사분에 대한 비용을 원청에서 받아야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하고, 원청업체는 이미 추가공사분에 대한 비용을 지급했다고 맞서고 있어 언제 임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결국 공사 지연을 우려한 대명종건이 밀린 임금을 원청에서 직접 지급하기로 하면서 문제는 일단락 됐지만, 임금체불로 인한 공사 중단은 입주를 지연시킨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입주하면 끝?…다른 아파트서도 입주지체보상금 미지급 논란


본사는 돈 안 되는 지방아파트건설 뒷전…사업다각화에 ‘골몰’


더는 시공사를 믿을 수 없다는 입주민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여름 시작된 입주지연 사태가 겨울이 되어 해를 넘기고도 해결되지 못했다. 그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입주를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입주예정자와 시공사간 합의서를 작성해 공증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의 합의서 모두 입주예정자 측에서 파기했다. 두 합의서 모두에서 시공사에 유리한 내용이 입주민 동의 없이 들어간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주로 입주지체보상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입주민들은 지체보상금을 아파트 잔금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공사는 잔금 납부 후 지체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체보상금을 지급하는 기준도 논란이다. 입주민들은 입주가 9개월 넘게 지체된 만큼 가구당 약 3000만원(월 34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시공사는 지난해 7월 사전점검을 실시한 만큼, 3개월 치 지체보상금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 이후에 입주가 지연된 것은 과도한 민원 제기에 따른 것인 만큼 시공사에는 책임이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잔금 지급 후 지체보상금을 주겠다는 말도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대명종건은 앞서 울산의 다른 단지에서도 한 달간 입주를 지체하고도 지체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호수공원 대명루첸보다 앞서 분양돼 2016년 입주한 신정동 대공원 대명루첸. 이곳도 입주예정일을 한 달가량 넘겼지만 지금까지 지체보상금을 받지 못했다. 부지 보상문제로 소공원 기부채납 약속도 못 지켜 준공 승인도 받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사실 대공원 대명루첸도 호수공원 대명루첸과 거의 똑같은 진통을 겪었다. 일방적 설계변경, 입주예정자 항의, 대명종건의 일방적 사용승인에 따른 입주지연, 임시 사용승인 꼼수, 남구청으로터 검찰 고발 등 똑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차이점이라면 대공원 대명루첸의 입주자들은 이미 입주해 잔금 지급도 마쳤기 때문에 지체보상금을 못 받아도 대명종건에 항의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대명종건은 현재 “이권을 목적으로 입주민들을 악의적으로 선동하는 일부 입대위(입주자대표위원회)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갈등이 격화되며 양자 간 대화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사진출처=울산MBC 방송화면 캡쳐
(사진출처=울산MBC 방송화면 캡쳐


‘나 몰라라’ 새 사업 구상 중인 본사…장인정신은 어디로?


상황이 이런데 대명종건 본사는 문제해결을 위한 뚜렷한 해결책을 못 내놓고 있다. 서울 본사로부터 전권을 위임받고 이상훈 부회장이 파견됐지만, 그는 입주지연의 원인을 입주민들의 고의적인 방해로 몰아 사태를 장기화시킨 장본인이라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그는 전체 입주예정자들에게 “(입주지연은)일부 입주예정자분들께서 무리한 요구를 하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언론에 보도를 요청하는 등으로 인하여 야기된 부분이 크다”며 “대다수 입주예정자들께서 원치 않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입주예정자분들의 경우를 넘는 행동으로 말미암아 우리 대명루첸 아파트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입주마저 방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수시로 보내는 등 입주민간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명종건의 무책임한 태도를 놓고, 일각에서는 회사 내부 사정상 울산의 아파트 사업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호수공원 대명루첸과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하남 유시티 대명루첸의 경우는 입주를 당초 예정일보다 2개월이나 앞당겨 실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돈이 되는 수도권 아파트 시장과 상대적으로 침체된 지방 아파트 시장을 차별하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아울러 대명종건은 호수공원 대명루첸 입주민과의 갈등이 본격화되던 지난해 여름 중견건설사인 풍림산업의 인수전에 뛰어들어 그해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565억원. 이후 국내 1호 관광호텔인 온양관광호텔을 265억원에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업계는 주택사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대명종건이 아이원리조트를 운영하는 풍림산업과 온양관광호텔을 인수하면서 관광?레저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업이 수익을 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것을 두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벌여놓은 사업에 대해서는 기업으로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건설사는 누군가 평생을 살아야 할 ‘집’을 만든다는 점에 특히 그렇다. 건축현장 만큼 장인정신이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대명종건의 기업이념이 ‘건축에도 장인정신이 있는 기업’이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대명종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에게 전달하겠다는 답변을 마지막으로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사진제공=KBS, MBC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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