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첫 날 19건 몰린 ‘규제 샌드박스’…반쪽짜리 정책 될까?
시행 첫 날 19건 몰린 ‘규제 샌드박스’…반쪽짜리 정책 될까?
  • 김다정 기자
  • 승인 2019.01.19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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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본격 시행한 첫 날인 지난 17일, 이날 하루에만 19건의 신청이 몰렸다.

그동안 기업들이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해온 만큼 시행 첫날부터 현대자동차·KT 등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 완화 요청이 이어졌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이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불합리한 규제를 일정기간 유예해주는 제도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샌드박스)처럼 기업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마음껏 펼치라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시행 첫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9건, 산업융합 분야에서 10건의 신청이 각각 접수됐다.

이날 신청건 중 눈에 띄는 요청은 KT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요청한 ‘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 활성화’ 방안이다. 공공기관에서 종우 우편을 통해 전달하는 고지를 카카오톡 알림이나 문자메시지로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은 관련 규정이 미비해 고지할 내용을 종이 우편으로만 전달해왔다.

특히 기관들이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대체식별번호(CI)로 변환해 KT나 카카오페이 등 전자문서 중계자에게 줄 때는 일일이 개인 동의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규제 샌드박스가 통과되면 일일이 동의를 받지 않더라고 CI 일괄변환이 가능하며, 교통범칙금 안내서·국민연금 가입 안내서 등을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현대자동차가 신청한 ‘도심지역 수소충전소’ 설치 요청도 주목을 받고 있다.

수소차 보급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입장에서 도심 내 충전소를 늘려야 수소차 확산에 유용하지만, 현재 국토계획법,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등의 입지·건폐율 제한 등 규제 때문에 현재 도심 지역에 설치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현대자동차의 요청에 따라 산업부는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과 함께 충전소 이격거리 제한 완화 등이 가능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배달 전문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신청한 ‘자율주행 배달로봇 도입’, 스타트업 ‘모인’이 요청한 기존에 3일 가량 걸리는 해외송금을 몇 시간 내에 가능하도록 하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향한 우려의 목소리

규제 샌드박스는 시행 첫날부터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반쪽짜리’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제도가 과기정통부와 산업부가 각각 따로 운영한다는 데 있다. 정보통신기술과 산업 분야를 구분해 규제를 심사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ICT분야 규제 샌드박스는 과기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문의해야 하는 반면, 산업 분야는 산업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문의해야 한다.

또 기업이 어떤 기관에 신청했는지에 따라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와 ‘규제특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이 규제 한 가지에만 얽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같은 ‘부처 간 칸막이’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관이 주재하는 위원회가 얼마가 기업 친화적으로 규제 관련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재 당장 다음달 열리는 심의위원회 의원들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달 중 심의위원들을 확정할 계획이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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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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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다정 기자입니다. 제약/의료/보건/병원/식품/유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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