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면 나선 ‘젊은’ 제약 3·4세 오너…‘득’ 될까? ‘독’ 될까?
경영 전면 나선 ‘젊은’ 제약 3·4세 오너…‘득’ 될까? ‘독’ 될까?
  • 김다정 기자
  • 승인 2019.01.08 1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전형적인 오너 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제약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는 사업의 특성상 그 어느 업종보다 보수적인 제약업계는 선대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 어김없이 그 후손이 기업을 물려받는 ‘대물림 경영’이 보편적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새로운 제약 트렌드를 추구하면서 30·40대 젊은 오너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3·4세 경영체제로 들어섰다.

2세 경영 속 순조롭게 진행되는 3세 경영권 승계 ‘대원제약’

짜먹는 감기약 ‘콜대원’으로 잘 알려진 대원제약은 지난 1일자로 오너 3세인 백인환(36) 상무를 마케팅본부 전무이사로 승진시켰다.

지난 2011년 대원제약 마케팅팀 사원으로 입사한 지 약 8년 만에 이뤄진 인사라 업계에서는 3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 된 것이 아니냐 분석이 나온다.

현재 대원제약은 1994년 코스닥에 상장한 후 백부현 창업자 장남인 백승호 회장과 차남인 백승열 부회장이 20년 넘게 형제경영을 하고 있다.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의 나이가 아직 60대 초반이여서 당분간 2세 경영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백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 전무가 3세 중 유일하게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백 전무가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대원제약의 인지도를 끌어오린 ‘콜대원’의 경우에도 출시 당시 연 매출 5억원이던 것을 2017년 25억원으로 끌어올린 데에 백 전무의 전략이 주효했다고 전해진다.

보령제약 김은선 회장의 돌연 사퇴, 왜?

보령제약은 2세 경영의 중심이었던 김은선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3세 경영체제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초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은 아버지인 김승호 창업주로부터 회장직을 물려받은 지 10년 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보령제약은 김은선, 최태홍 각자대표체제에서 안재현 최태홍 각자대표체제로 변경됐다.

그동안 김은선 회장은 업계의 유일한 오너 일가 여성 경영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만큼 김 회장의 갑작스런 퇴진을 두고 외아들 김정균(34) 보령홀딩스 상무로의 승계작업을 위한 퇴진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3년 보령제약 이사 대우로 입사한 김 상무는 그 다음해 1월 이사에 오른 후 2017년에는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현재 김정균 상무는 보령제약의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의 지분 25%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어머니 김은선 회장(45%)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이 밖에 최근 1년 사이에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제약사는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삼일제약 허승범(39) 부회장과 지난해 2월 대표로 선임된 현대약품 故(고) 이규석 창업주의 손자 이상준 사장 등이 있다.

최장수 제약사 ‘동화약품’ 4세 경영까지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제약은 올해 창립 122년을 맞은 최장수 기업답게 3세를 넘어 4세 경영 승계까지 진행되고 있다.

동화약품 창업주 4세 윤인호 상무(34)는 입사 4년 만인 지난해 초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재 비상장계열사인 동화지엔피 대표, 공익법인 가송재단 이사도 겸하고 있다.

윤인호 상무의 누나인 윤현경 상무(39)도 경영승계를 받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다만 동화약품의 지분 구조상 공익재단과 동화지앤피 지분 등을 감안하면 윤 상무가 후계자로 점쳐진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극과 극’ 평가…국제약품 3세 오너, 리베이트 연루

제약업계가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젊은 경영’을 추구하고 있지만 ‘후계자’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선대의 기업 가치를 받들어 회사를 더 발전시키는가 하면, 방만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기업이미지를 훼손시킨 대표적인 오너 3세는 국제약품의 남태우 대표이사다. 남상욱 창업주의 손자인 남 대표이사는 지난해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되며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경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장기간에 걸쳐 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리베이트 제공해왔으며, 리베이트는 오너 일가가 직접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리베이트 금액만 42억8000만원에 달한다.

앞서 3세대 경영을 본격화했던 GC녹십자, 삼일제약, 현대약품 등 오너 3세 제약사들도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3분기까지의 실적만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부진하다는 평가다.

다만, 오너 3세가 경영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R&D 투자 행보가 나타나는 만큼 향후 긍정적인 투자 결과가 나온다면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가 경영에 나서면서 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다양한 행보가 나타나고 있다”며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투자 결과가 나온다면 크게 도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제공=보령제약]

[독자 제보] 스페셜경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환영합니다.
중요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긴급 제보나 사진 등을 저희 편집국으로 보내주시면
기사에 적극 반영토록 노력 하겠습니다. (speconomy@speconomy.com / 02-337-2113)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산업부 김다정 기자입니다. 제약/의료/보건/병원/식품/유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