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파업사태…‘흉년 다가오는데 풍년소출 나누자’는 '귀족 노조의 몽니'

김은배 기자 / 기사승인 : 2019-01-08 11: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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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평균연봉 9100만원에 달하는 KB국민은행 노조가 사측이 작년 기록한 최대실적을 나눠야 한다며 8일 공식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둔화 우려와 정부의 대출 억제 기조 속에 국내 은행 주가가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되며 지나친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흉년이 다가오는 상황임에도 풍년곳간만 보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개최하고 공식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이 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크게 3가지로, 통상임금 300%의 성과급 지급 규모, 부점장급과 팀장·팀원급의 임금피크제 진입시기 1년연장으로 통일, 페이밴드 제도(직급별 호봉 상한제) 폐지 등이다.


임금부분은 평균연봉 9100만원의 노조가 요구하는 통상임금 300%를 사측이 수용할 경우 총액 2000억원 안팎의 금액을 감수해야 하는 수준이다.


다만, 허인 행장이 전일 임직원 담화방송을 통해 보로금과 시간외수당을 합친 300%를 제안하며 격차가 좁혀졌지만 노조는 다른 부분에서의 조건까지 관철시킨다는 입장이어서 노사간 협상 결렬을 막지는 못했다.


임금피크제의 경우 국민은행 측은 국민은행 측은 부점장급과 팀장·팀원급의 진입 시기를 만 56세로 두고 적용기간을 각각 1년(현재 총5년)과 0.5년(현재 총4.5년)을 연장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부점장급과 팀장·팀원급을 동일하게 1년연장으로 맞춰야한다는 입장이다.


페이밴드 제도는 노조 측이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페이밴드 제도는 연차만 쌓이고 직급 승진을 못하는 직원의 임금 인상에 제한을 두는 제도다. 열심히 실적을 쌓아 승진하는 직원과의 보상에서 차이를 둬 일종의 철밥통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이미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빅5로 불리는 은행 대다수는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2014년 말 이후 입사한 직원 1000여명에게 한정적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


은행실적, 경제상황 ‘어부지리’에 웃고 울 판


노조가 이렇듯 상당한 수준의 요구를 제안하는 것은 KB금융지주 및 은행이 작년 실적이 역대 최상급 순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KB금융지주 뿐 아니라 신한금융, KEB하나금융, 우리은행 등 국내 금융지주사·은행 전반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이러한 호실적이 금리인상기로 접어든 데 따른 예대금리차를 주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가운데, 예금금리가 천천히 올라 발생한 차익이란 얘기로 은행의 실적을 위한 노력에 따른 결실이라기보다 외부적인 사회현상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크다는 분석인 셈이다.


문제는 외부적인 경제흐름이 작년 은행권에게는 웃어줬지만 올해는 역으로 악화일로로 치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DSR(총부채상환능력비율) 등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한은의 금리인상 등이 겹쳐 대출산업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승세가 둔화되는 등 글로벌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금융지주사·은행이 작년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 상황이 좋지 않은 모습에서도 감지된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우리은행 등 작년 순이익(예상치)는 11조2492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13%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지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9곳의 주가를 토대로 만든 KRX은행지수가 지난해 고점 대비 28% 떨어졌다(7일 기준). 개별 회사로 봤을 때 KB금융지주도 34% 하락했다. 정부의 대출 억제는 강해졌는데 국내외 경기 악화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취약 차주가 늘어 연체율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란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풍년으로 쌓은 곡식은 낭비할 게 아니라 흉년을 대비하는 데 써야 하는 것”이라며 “대출사업 위기가 대두되는 시점에서 어부지리로 늘어난 수익을 당장 나누자고만 하는 것은 지나친 집단이기주의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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