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국내 혼인율이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0일 공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지난해 전국 행정기관 신고 기준 5.0건으로 나타났다.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1970년 9.2건이었던 조 혼인율은 1980년 10.6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대체로 하향세를 그리다 2001년 6.7명으로 처음으로 7명에 못 미쳤다.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는 1년 전보다 6800건(2.6%) 줄어든 25만7622건을 기록했다. 197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간 혼인 건수는 1971년(23만9457건)과 1972년(24만4780건)에 이어 2018년에 통계작성 이후 세 번째로 적었다.


이같은 혼인율 하락은 인구, 경제적 요인, 가치관 변화 등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 결혼 연령층의 인구가 줄고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통계청 김진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주로 하는 연령층이 30대 초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연령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20대에서 30대의 실업률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을 하려면 독립적 생계를 위한 여건이 마련돼야 하는데 주거에 대한 부담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 결혼 후 발생하는 이른바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인식 감소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감소하는 혼인 건수와 다르게 지난해 이혼 건수는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이혼은 10만8700건으로, 전년 대비 2.5%(2700건) 증가했다. 혼인 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은 전체 이혼 중 33.4%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김 과장은 “최근 결혼 자체가 줄면서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지난해 동거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9.7%, 특히 30년 이상은 17.3% 증가하는 등 황혼이혼이 크게 늘면서 이혼 건수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혼인하는 연령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4세였다. 남녀 모두 1년 전에 비해 0.2세 상승했다. 10년 전인 2008년과 비교하면 남성은 1.8세, 여성은 2.1세 높아졌다.


작년에 혼인 신고한 이들을 연령대별로 구분해 보면 남성은 30대 초반이 36.0%로 가장 비중이 컸고 이어 20대 후반 21.4%, 30대 후반 19.0%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20대 후반 35.1%, 30대 초반 29.9%, 30대 후반 12.3% 순이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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