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 15일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5세대(5G) 요금제를 내놨다. 이동통신이 사용화하려면 망구축(네트워크), 단말기(5G폰), 서비스(요금제) 세 가지가 모두 준비돼야 하는데 요금제에 관한 한 미국이 한국보다 한 발 앞선 것이다. 국내의 경우 SK텔레콤이 이달 초 과기정통부 요금제 인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요금제가 비싸다는 이유로 반려한 상황이다.


버라이즌의 요금제가 공개되자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적정 5G 요금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버리이즌 요금이 반려당한 SKT요금제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버라이즌의 5G 요금은 한 달에 10만 6000원, 11만 9000원, 13만 1000원의 세 가지 상품으로 구성됐다.

현재 LTE 요금제 3종류에 각각 10달러, 약 1만 2000원씩을 더 비싸게 책정한 것이다. 이처럼 요금제가 비싸졌지만 쓸 수 있는 데이터양은 LTE와 동일하다. 요금 인상분이 ‘새로 깐 5G 망을 쓰는 값’이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버라이즌의 요금제가 공개되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불반을 토로하고 있다. SKT가 설계한 요금제는 7만원, 9만원, 11만원대다. 가장 값이 싼 7만원대 상품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150GB로, 버라이즌의 13만원대 요금제 75GB에 비해서 두 배나 많다.

또한 SKT 측은 5G 요금이 LTE에 비해서도 30% 가량 인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LTE의 6만 9000원 상품은 월 100GB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GB당 690원인 셈이다. 반려된 5G요금제는 GB당 500원이다.


이에 통신업계 관계자는 “4G보다 데이터당 요금도 내려갔고, 미국보다는 가격 자체도 낮고 데이터 제공은 두 배에 달하는 데 폭리를 취하려는 것처럼 비춰져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국과 미국 5G 요금제의 공통점도 있다. 주어진 기본 데이트럴 다 쓰고 나면 추가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는 점이다. 다만 속도가 느려진다. 하지만 여기서도 서비스 품질에 차이가 난다. 버라이즌 13만원대 요금은 75GB를 다 소진하고 나면 문자나, 메신저, 고화질(HD) 영상 정도만 볼 수 있다. 초고화질(풀HD) 영상을 보려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SKT의 7만원대 요금제는 150GB를 다 써도 풀HD는 물론 이보다 네 배 선명한 UHD,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트도 별도 비용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통업계 관계자는 “미국도 데이터 ‘헤비 유저’를 겨냥해 고가 위주로 5G 요금제를 내놨지만, 뜯어 보면 실제 소비자 혜택은 반려당한 국내 요금제보다 훨씬 뒤처진다”면서 “국내의 경우 5G의 핵심 콘텐트가 될 UHD, AR, VR을 마음껏 볼 수 있도록 해 관련 산업이 활성화할 기반도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요금이 미국에 비해서 크게 싸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도시에 인구 대부분이 모여사는 한국의 특성상 미국보다 기지국 구축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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