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실수자들은 아직 체감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을 비롯해 각종 부동산 통계조사기관에 조사 자료에서는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는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현재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강남권 고가 재건축단지는 고점 대비 수억원이 하락했지만, 강북권 단지의 경우 9·13 대책 이후에도 가격 오름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즉,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세가 강북권 아파트값 상승세를 가린 ‘평균의 함정’ 때문이다.

지난 1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 강북 14개구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6억 367만원으로 전월대비 51만원이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위가격이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격으로 평균가격보다 시세 흐름 전망 파악에 유용한 지표를 일컫는다. 이 지표가 오름세를 유지하는 것은 시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9·13대책에 대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11월 이후다. 이 이후 서울 강남·강북 아파트값 흐름이 확연하게 갈렸다. 강남 11개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0월 10억6639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올해 2월 10억4506만원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에 반해서 강북 14개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8월 5억 3376만원에서 9월 5억 6757만원으로 급등한 이후에도 계속 올라 올해 1월 처음으로 6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3월 5억원을 넘은 뒤 9개월 만의 일이다.


정부가 출범하던 당시인 2017년 5월 4억 3552만원이었던 강북 14개구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21개월간 1억 6815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 11개구 아파트의 중위가격 상승폭 2억 9327만원보다 작지만, 상승률은 38.6%로 강남 11개구 40%대와 비슷했다.


강북권 아파트가 강남권과 달리 오름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이유는 수요 때문이다. 직장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면서 강남권보다 가격대가 낮은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층이 많은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윳돈이 부족한 실수요층이 찾는 4억~6억원대 중소형 아파는 강북권에 많은데 입지가 좋은 단지는 대기 수요가 아직도 길다”고 말했다.


또한 강남권은 재건축시장이 침체된 것과 달리, 강북권은 대형 개발호재 지역이 많다는 점이 시세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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