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내에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가전 업체인 대유그룹이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력 기업인 대유위니아가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서 지난해 인수한 대우전자도 계속 적사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매출 5574억원과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는 지난 2014년 10월 자동차 부품 업체인 대유에이텍에 인수된 이래,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과 LG가 벌인 치열한 김치냉장고 시장 경쟁 탓에 실적이 점점 뚝뚝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대우전자는 아직도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100~200억원 가량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대유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인수 첫해부터 흑자 전환하고 2020년 이후에는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원래 자동차 부품 회사였던 대유그룹은 지난 2014년 대유위니아 당시 위니아만도를 인수한 이후에 전체 매출 80%에 달하는 김치냉장고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이후 에어컨, 공기청정기, 제습기, 의류건조기 등을 내놓았다.


문제는 주력이었던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매출이 줄어들었는데, 확장한 새 사업에서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유위니아는 김치냉장고에서 상반기에 300억원 안팎의 만성적 적자를 내고, 최고 성수기인 하반기에 이를 메우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 판매가 저조해 적사로 돌아섰다.


여기에 지난 2015년 20% 초반으로 지난해 30%까지 늘어난 에에컨, 공기청정기, 제습기 같은 에어가전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LG, 그리고 중국 가전업체들에 치이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유위니아가 제품 연구?개발(R&D) 투자를 줄인 게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유 위니아는 R&D 비용으로 57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도 186억원에 비해서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대유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상대적으로 제품 연구·개발 투자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대유위니아의 강점으로 꼽혔던 뚜껑형 김치냉장도, 역시 삼성과 LG가 주도하고 있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 밀리면서 시장 점유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 가전 업계 관계자는 “신규 시장인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판매량 비중이 2015년 전체 시장의 50%에서 지난해 70%로 올라섰지만, 딤채의 브랜드 파워가 갈수록 삼성·LG에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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