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선거 투표를 위해 김책공업종합대학(김책공대)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환호하는 김책공대 교직원과 학생들을 향해 박수를 치는 모습.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지난달 27~28일 개최된 북미정상회담 협상 결렬 이후 별도의 입장을 보이지 않던 북한 매체들이 12일 일제히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두 나라(북미)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 나가며 하노이 수뇌회담에서 논의된 문제해결을 위한 생산적 대화들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하시었다”며 파행을 빚었던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우리민족끼리>는 하노이 회담과 관련해 ‘결렬’과 같은 합의 실패를 의미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며 대화의지를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선전매체인 <조선의오늘>도 외무성 부원 필명으로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고, 전날에는 대외용 주간지인 <통일신보> 역시 2차 북미회담을 높이 평가하며 ‘새로운 상봉 약속’이라는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표현은 북미대화 분위기가 고조되며 북한 매체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했지만,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북한매체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와는 격을 달리하지만, 이들 매체 역시 보도내용에 북한 당국의 의도를 적극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는 사실상 북한의 대미협상의지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 풀이된다.


더욱이 회담 이후 공개적인 활동을 재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총력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에 나온 입장이라 북한 내부적으로도 향후 전략에 대한 입장조율이 보다 진척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정황이 제기된 상황에서 정세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확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확대 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고 북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상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함께했다.

<통일신보>는 또한 하노이 협상 당시 북한이 미국에 주장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일부제재 해제’ 안을 언급하며 “두 나라 사이의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원칙에 따라 가장 현실적이고 통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 밝혔다.


이어 “미 당국자들은 정치적 반대파들의 부당하고 파렴치한 주장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조미관계의 새 역사를 개척하며 세계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인류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 전했다.


한편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훈련인 키리졸브 훈련 등을 대체한 ‘19-1동맹’등 새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조미, 북남 사이에 신뢰구축과 관계개선을 확약한 이상 대결과 전쟁의 불씨이며 근원인 온갖 형태의 북침전쟁연습들은 일시중단이나 축소가 아니라 완전히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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