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한 미국의 우려의 방향이 점차 미사일 시험발사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먼저 미국의 대북협상을 ‘파행’으로 이끄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시험발사를 자행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사일)실험을 보게되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동창리 복구 동향과 관련해 사흘째 실망감을 표현하며 수위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

이틀 전 복구 움직임이 ‘사실일 경우’라는 전제를 단 채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전날은 “조금 실망했다”고 했고, 이날은 “시험을 보게 되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해 시험발사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날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긴급 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장의 정상복구 관측동향 보도와 관련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면서도 “(당국도) 같은 결론을 내린 건 아니다”라고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치적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는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상황까지 닿아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해당 당국자 역시 “‘우주발사체’라고 해도 북한의 약속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대신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내세워 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린다고 해도 이는 ‘ICBM 기술을 이용한 발사’라 허용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이 ICBM 시험발사나 위성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북한도 북미협상 중단과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 대응이라는 위험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자제할 것이란 관측 또한 만만치 않다.

조엘 위트 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상업 위성사진으로 보면 북한이 뭔가를 발사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고 분석하면서도 “그러나 물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북한이 발사를 결심한다면 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일 것이고 이는 ICBM보다는 낫지만 미국의 부정적 반응을 촉발할 것”이라 단서를 달았다.

또한 AP통신은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추가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단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전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역시 전날 토론회에서 “북한이 도발로 귀환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압박 전술의 메시지이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재자가 되어달라’고 보내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사진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