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임기를 2년 남긴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현대상선의 실적부진이 사의 표명에 직간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유 사장은 20일 임직원들에게 “지난 2년 반 동안 현대상선 재건을 위한 기초를 닦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2020년 이후 현대상선의 새로운 도약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아래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유 사장은 2014년 현대상선 사장직에서 물러난 후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지냈으며, 2016년 해운업이 위기에 빠지자 다시 사장으로 부임해 현대상선 재건을 진두지휘했다.


유 사장은 재임 동안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비롯해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스크러버 장착형으로 발주함으로써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아울러 2016년 외국사에 넘어갔던 부산 신한 4부두 운영권을 올해 초 되찾았으며, 화주 신뢰 회복에 힘쓴 결과 초기 300만TEU에서 450만TEU로 50%에 가까운 물동량을 확대해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를 받았다.


다만 장기간 이어진 업황 부진에 2011년부터 이어진 영업적자 고리는 끊어내지 못했다. 이번 용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 현대상선의 실적부진이 직간접적인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상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현대상선 경영 실사보고서를 공개하며 “정부 지원이 없으면 당장 내년부터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다”며 경영진을 압박한 바 있다.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히는 유 사장의 용퇴 의사에 따라 다음달 하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CEO를 추천, 선임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사진제공=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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