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교보생명이 IPO(기업공개)를 공식화 한 뒤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으나 밸류에이션과 FI(재무적 투자자)와의 갈등이 IPO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IPO를 위해 주관사단을 실사하고 금융감독원 지정감사 등 상장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과 NH투자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미래에셋대우다.


교보생명은 상반기 내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오는 9월까지는 상장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을 앞두고 있어 자본 확충 수요가 중요한 만큼 IPO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


10여년 전부터 교보생명이 IPO를 준비한다는 소문은 나돌았지만 직접 IPO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IPO의 중요 변수는 밸류에이션이다. 작년부터 대형 생명보험회사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생명보험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아 발행사와 주주, 투자자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의 밸류에이션은 자산가치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로 평가되며, PER은 시가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이다.


삼성생명의 현재 주가는 작년 3분기말 자기자본 기준 PBR 0.6배를 하회하고 있다. 동일 기준으로 한화생명은 0.3배를 소폭 넘겼다.


하지만 그나마 대형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비교적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을 가진 것, 자체 설계사 판매 비중이 높은 점 등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만한 점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FI의 풋옵션 행사다. 재무적 투자자(FI)가 투자금 회수를 위한 ‘풋옵션 행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다.


작년 12월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한 FI는 IPO와 풋옵션 행사가 무관하다며 풋옵션 이행에 실패하면 소송까지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012년 FI는 신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해 준다는 조건으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당시 FI가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던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과 캠코 지분을 인수할 때 2015년 9월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 조건이 있었다.


그러나 신 회장이 IPO를 이행하지 않자 FI는 기다리다 지쳐 지난해 풋옵션으로 강경 대응한 것이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 구성된 교보생명 FI가 2조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다.


교보생명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법인 IPO 추진에도 FI들이 풋옵션 행사를 철회하지 않는 것은 IPO 지연 등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제공=교보생명)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