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2018 사업연도의 상장기업들의 배당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배당을 확정한 499개사만 하더라도 26조원을 넘어서면서, 전체 상장사의 배당금을 합치면 3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정보 전문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배당을 공시한 499개의 코스닥?코스피 상장사의 2018년 사업연도 배당금 집계 결과 26조 267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이 499개 상장사의 전년도 배당금 20조 8593억원보다 25.9% 증가한 수치다. 전체 상장사의 전년도 배당금 총액인 25조 5020억원만 뛰어넘은 사상 최대치다.


추가로 배당을 발표한 기업까지 고려하면 2018 사업연도의 배당금은 30조원을 가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상장사들의 낮은 배당 성향이 한국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의 주가를 실제가치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로서, 기업이 주주에게 이익을 얼마나 돌려주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더욱이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배당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데다가,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과 주주 행동주의(주주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에 적극저그올 개입하는 활동)가 확대되면서 상장사들이 배당을 점점 늘리고 있는 추세다.


특히나 저배당 기업에 주주권 행사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국민연금의 경고가 상장사들의 배당을 늘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꼽히고 있다. 일례로 저배당 문제로 국민연금에 거론됏던 현대그린푸드는 2018년도 배당금을 183억원으로 전년도 70억원에 비해서 약 2.6배나 늘렸다.


이에 따라서 배당성향도 전년도 6.2%에 비해서 2배 이상인 13.7%로 증가했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최근 현대그린푸드를 중점 관리기업에서 해제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의 첫 타깃이 됐던 한지그룹 역시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KCGI의 압박에 대응하듯 ‘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진칼의 배당성향 50%을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 결정했다. 이는 전년도 배당성향 3.1%의 16배를 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 실행을 앞두고 기업이 미리 대응하는 것 같다”면서 “배당 증가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간 한국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배당을 적게 해왔지만 이제 투자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을 맞아 배당 확대 쪽으로 전환하는 시점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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