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의혹 해명 기자간담회 장소인 목포시 대의동 박물관 건립 예정지로 향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인턴기자] 목포 부동산 투기의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손혜원 의원(무소속)이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사) 공간을 공예박물관으로 만들자고 집요하게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10월 11일 국감 속기록에 따르면 손 의원이 “우리나라에 공예박물관이 없다. 그 안(문화역서울284)을 채울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으니 이 멋진 건물을 우리도 박물관으로 오르세(프랑스의 유명 미술관)같이 만들자”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단독 보도했다.


손 의원은 또 문화역서울284가 당시 국립한국문학관 후보지로 고려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여기며 “문학관으로 하기에는 이 건물이나 그 가치가 상당히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발언했다.


옛 서울역사 건물인 문화역서울284는 2004년 구 서울역사를 폐쇄하고 난 뒤 2011년 복원공사 준공을 완료하고 이튿날 개관하며 공예·건축·디자인 전시회 등을 개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돼 왔다.


문체부가 위탁운영을 맡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의 5년 계약이 지난해 11월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6개월 연장하자 손 의원은 “6개월 단위로 (계약연장을)하니까 계획을 세우고 집행을 하는 데 장기적으로 할 수가 없다. 여기를 우리가 국립공예박물관으로 한 번 해보자”고 제안했다.


또 손 의원은 문체부를 상대로 한 확인 국감에서도 “문학관으로서도 훌륭한 공간이지만 층고(層高)라든지 돌, 인테리어 자재 같은 부분들을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외국에서도 역사성을 지닌 역은 항상 가장 유명한 공간, 전시장이라든지 뮤지엄 같은 걸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공예미술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한국일보> 측의 설명이다.


손 의원은 문체부와 따로 접촉해가며 공예박물관 건립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물관을 만들면 본인이 소유한 나전칠기를 무료로 기증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자 문화계에서는 “박물관에 전시되면 가치가 오르기 마련이어서 손 의원과 친분이 있는 나전칠기 장인 작품도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하지만 손 의원의 발언과 달리 문체부는 국립공예박물관으로의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체부 관계자는 “손 의원이 2017년부터 공예미술관을 만들자고 했는데 처음부터 어렵다고 답했다”며 “불과 차로 10분 거리인 옛 풍문여고 부지에 서울시가 시립공예미술관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이와 관련해 손 의원이 28억 원 상당의 나전칠기 등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어 이해충돌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문화역서울284 바로 옆인 신서울역에서는 손 의원이 세운 공예품 업체인 ‘하이핸드코리아’가 입점해 있어 손 의원이 서울역 공간을 공예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사업적 이익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의원의 의정활동에 있어 공익과 사익이 섞여있다는 비판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그는 지난 10월 문체위 국감에서 조카 명의의 게스트하우스로 알려진 ‘창성장’을 직접 언급하고, 목포 도시재생사업의 예산 증액을 요청하고 “(도시재생)사업이 잘되면 목포가 우리나라의 산토리니가 될 것”이라며 여러 차례에 거쳐 목포를 부각시키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손 의원 측은 “체육계 출신인 이동섭 의원은 태권도를 진흥하자고 얘기하고, 바둑인 출신 조훈현 의원은 심지어 바둑진흥법도 만들었다. 국회는 다양한 이익단체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합의를 찾는 곳인데 이를 이익충돌이라 할 수 있느냐”며 서울역 공예박물관 개설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또 하이핸드코리아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이미 국회의원이 되기 전 서울역 신역사에 입점해 어떤 특혜도 있을 수 없다. 형편이 어려운 전통 공예인을 위해 사비를 털어 20억 원 정도의 물품을 직접 구입해 재고로 쌓아놓고 판매하는 것”이라 항변했다.


<이 기사는 ‘한국일보’의 1월 23일자 단독보도를 참고로 해 작성되었습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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