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올 한해 국내 유통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완전 싸거나, 완전 비싸거나’


국내 ‘빅3’ 유통업체 중 하나인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중간은 없다. 고객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진 소득양극화는 소비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심리 위축이 커지면서 주요 유통기업의 매출 성장률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산층 소비자를 공략한 대형마트는 ‘초특가’를 내세운 오픈마켓에 고객을 뺐기면서 매출 정체를 넘어 역성장으로 들어섰다.


주요 백화점 3사도 지난해 3~4%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백화점 명품관 매출은 20% 가까이 늘어나며 백화점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14.6%를 기록했으며, 신세계백화점과 롯대백화점은 각각 19.7%, 19.8%에 달했다. 일부 초고가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득 양극화가 점점 벌어지는 추세에 따라 소비양극화 현상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올해도 명품 판매와 VIP 고객을 중심으로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며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온라인 쇼핑의 ‘초저가’ 공세에 밀린 대형마트는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한편 공격적인 가격인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동대전점, 이마트 부평점, 시지점, 홈플러스 부천중동점, 동김해점을 폐점했다. 이마트도 올 상반기 덕이점 문을 닫을 예정이다.


동시에 이마트는 연초부터 새로운 초저가 가격 정책인 ‘국민가격’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가격은 생활필수품 가격을 내리는 프로젝트로, 매월 1·3주차에 농·수·축산 식품 각 1개씩 총 3개 품목을 선정해 행사 기간 1주일 동안 약 40~50% 할인행사를 펼진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외에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도 사전 기획을 통해 매월 10대 상품을 선정해 한 달 내내 특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양극화에 따라 온·오프라인에서 유통업계의 초저가 가격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가격 할인과 함께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나 프로모션 변화 등 꾸준한 시도로 불황을 타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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