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의 본분 망각한 임종석과 조국…‘자기정치’에 빠진 청와대 사람들[뒤끝뉴스]
참모의 본분 망각한 임종석과 조국…‘자기정치’에 빠진 청와대 사람들[뒤끝뉴스]
  • 김영일 기자
  • 승인 2018.11.06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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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5일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2월 5일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만기친람(萬機親覽). 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핀다는 뜻이다.

야당은 비판한다. 문재인 정권 청와대를 두고 만기친람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 청와대가 국회와 사법부, 정부 등을 가리지 않고 국정에 일일이, 사사건건 간섭한다는 불만일 것이다.

‘청와대가 국정운영을 만기친람 한다’는 야당의 질타처럼 일부 청와대 사람들은 참모의 본분을 망각한 채 자기정치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도 야당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일정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던 지난달 17일 임종석 실장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을 대동하고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이 한창이던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 고지 등 전방부대 시찰에 나섰다.

시찰 당시 국무위원들과 군 지휘관들을 대동하고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임 실장은 보는 이에 따라 마치 대통령 행세를 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시찰을 하고 돌아와서는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화살머리 고지를 방문한 유튜브 영상을 직접 나레이션까지 삽입해 올리기도 했다.

당연히 야당에선 비서실장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며 좋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임 실장의 자기정치를 겨냥한 제1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원내사령탑인 김성태 원내대표는 “비서실장이 되면 대통령 부재 중 청와대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이면 비서실장이 정위치를 지키다 대통령이 귀국한 뒤에야 장·차관을 데리고 가서 폼을 잡더라도 잡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우리 측 최전방 감시초소(GP) 통문 번호가 청와대 동영상에 노출됐다”며 “군사기밀 보호법을 어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의 이러한 질책에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전방부대 시찰에 나섰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대통령도 남북군사합의 이행을 적극 점검하고 홍보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올린 동영상에 (GP 통문 번호)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못한 잘못을 확인했다”며 “곧바로 수정하고 사과를 드렸는데, 이 자리에서 다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상왕(上王) 임종석?…任의 힘은 국무총리 이상?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 실장에 대한 파면 및 경질을 요구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심지어 다른 한편에서는 임 실장을 ‘상왕’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앞서 언급한 국회 운영위 국감에서 “임 실장의 현재 직분은 대통령 비서실장인데, 국무위원들이 정위치를 지키도록 독려하지는 못할망정 자신의 수행원으로 부리고 있으니 ‘임종석 대통령, 문재인 비서실장’ 혹은 ‘대통령 위의 비서실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니냐”며 “비서로 살기 싫으면 그만두고 현실 정치에 뛰어 들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최고 실권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UAE 행정실장이 이낙연 국무총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찾지 않고 임 실장을 만나는가 하면,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보다 임 실장을 먼저 찾는 것을 보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임종석 상왕설’에 일정 부분 고개가 끄덕여진다.

매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시사저널>에 따르면, 대한민국 최고 실력자는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위에 랭크됐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수장이자 줄곧 재계 1위 자리를 유지해왔던 터라 이재용 부회장의 2위 랭크는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니어 보인다.

이 부회장에 이어 3위는 임 실장으로 조사됐다.

범진보 진영 차기 대권주자로 1~4위를 다투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제치고 임 실장이 대한민국 최고 실력자 3위에 꼽힌 것이다.

시사저널은 임 실장에 대해 “임 실장의 힘은 내각을 책임진 국무총리 이상”이라며 “청와대 정부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가 가진 힘의 크기는 커졌는데, 임 실장은 대통령을 대신해 아랍에미리트와의 원전 문제를 해결한데 이어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까지 맡으면서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총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다 보니 임 실장의 역할을 놓고 논란이 상당하다”며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차기를 꿈꾸는 임종석?…여의도 정가 복귀 시동?

임 실장이 차기 대권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풍문이지만, 꼭 풍문에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 실력자로 통할만큼 국정운영 전반을 관리했던 임 실장이 21대 총선에 뛰어들기 위해 내년 봄께 비서실장직을 관둘 것이란 전망이 여권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임 실장이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구 등 상징적 의미가 있는 지역구 또는 험지에 출사표를 던져 야권 거물 정치인을 꺾을 경우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이낙연 총리와 박원순 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포진하고 있는 여권 대선주자 판세는 요동칠 수밖에 없고,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다.

아울러 임 실장의 나이가 50대 초반(53세)인 점을 감안하면 굳이 차기가 아니더라도 차차기까지 염두에 볼만하다.

조국의 '페북 정치'…“내가 ‘조국’이로소이다”

야당은 임종석 실장 뿐 아니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마저도 자기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국 수석의 자기정치는 임 실장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조 수석의 정치는 ‘페이스북 정치’다. 조 수석은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법개혁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특별재판부 설치 등 자신의 업무와 연관된 사안을 넘어 최저임금 인상 및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관련 이슈, 대북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특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밤샘 수사 관행을 놓고 서울고등법원 강민구 부장판사와 온라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 대해, 조 수석은 자기정치가 아니라 업무의 연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페북정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지난달 24일자 논평에서 “그동안 조 수석은 자주 페이스북에 글이나 기사 등을 올려 자신의 생각을 직·간접적으로 밝혔다”면서 “건건이 현안에 대해 페이스북에 입장을 표명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대변인은 “내가 ‘조국’이로소이다 라고 홍보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정수석은 검찰과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권력 기관을 관할하는 막강한 자리인데, 말 한마디 한마디가 큰 논란을 낳을 수 있고 관련 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발, 수석비서관이면 수석비서관답게 행동하라”며 “부실한 조국을 보는 국민의 피로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조 수석이지만, 6일 진행된 국회 운영위 국감에는 불출석했다.

조 수석의 국감 불출석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종석)비서실장 부재로 국정현안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특성상 못 온다는 사람이 ‘자기정치’를 위한 SNS 활동할 시간 여유는 있느냐”며 “장관 뿐 아니라 대법관 추천도 부적격자를 그렇게 많이 추천한 당사자인데, 국감장에는 왜 오지 않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정비서관이라도 보내야지, 조 수석은 문 대통령하고 동급으로 노는 사람이냐”고 비꼬았다.

“비서는 입이 없다고 하는데”…입방에 오르는 자체가 본분 망각

임종석 실장과 조국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윗사람을 보좌하는 일이 비서의 본분이다. 비서(秘書)의 비(秘)자가 ‘숨길 비(秘)’자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임 실장과 조 수석은 자신을 드러내며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두 사람은 자기정치가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고, 야권으로부터 공세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때로는 논란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의도했든 아니든, 노이즈 마케팅이든 아니든 입방에 오르내리는 자체가 비서의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을 자임하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5일 KBS 1TV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사사건건’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서는 입이 없다고 했는데, 요즘 청와대를 보니 비서는 입도 있고 글도 있더라”라며 “시대의 변화라지만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실은 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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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재계를 담당하고 있는 취재 2팀 김영일 기자입니다. 인생은 운칠기삼(運七技三)·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모든 것은 하늘에 뜻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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