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정부는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과 소비는 탄탄한 흐름이라고 평가했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업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기획재정부는 11일 한국 경제 상황을 분석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통해 “전반적으로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美中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월 그린북에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지속”을 거론했지만, 이번 호에서는 ‘반도체’라는 특정 업종을 지목해 관심이 주목된다. 그린북 경제 상황 종합 평가에서 ‘반도체’가 거론된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고광희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고 과장은 다만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도 들리고 있으며 관련 여건이 변함에 따라 수출이 영향받을 수 있어 더 시간을 두고 점검해야 할 것 같다”라며 반도체 전망을 딱 잘라 말하지는 않았다.


작년 11월에는 반도체 출하지수가 전월 대비 16.3% 떨어지며 9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벌어진 2008년 12월 18.0% 하락한 이후 최대치다.


메모리 사업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8.7%나 떨어졌다.


특히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생산·투자·고용·수출 지표가 최근 더욱 악화했다.


전산업 생산은 11월에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전기·가스업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금융·보험·부동산 등이 부진하며 하락했다.


작년 11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자동차·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며 5.1% 감소했다.


고용을 보면, 작년 12월 취업자는 2663만8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4천 명 늘며 청년실업률은 하락했다.


작년 12월 자동차·선박 수출은 증가했지만, 가전제품·무선통신기기가 줄며 오히려 전년 동월 대비 1.2% 떨어졌다. 하지만 2018년 연간 수출액은 사상 최초로 6천억 달러를 웃돌았다.


소비 지표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작년 11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 내구재 판매는 줄었지만, 승용차와 통신기기 등 내구재,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가 증가하며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7.1% 올랐고,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37.9% 증가했다.


한편,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모두 하락했다.


다만 고광희 과장은 “2018년 주요 경제 지표 확정치가 나온 후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경기 순환국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당장 경기 국면에 대한 새로운 판단을 내릴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적극적인 재정 운용과 양호한 수출·소비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하면서도 “고용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대책, 저소득층·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경제 역동성과 포용성 강화를 위한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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