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인애 인턴기자]1000원 미만의 소액도 카드로 결제하는 시대에 보험료는 카드로 납부 불가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를 독려하는 추세지만 비율이 저조한 실정이다.


보험업계와 카드업계 모두 영업환경이 악화돼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0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생보사 보험료 카드결제 비율은 4.1%로 전체 수입보험료 15조6663억원 중 6459억원에 그쳤다.


카드사별로는 라이나생명의 보험료 카드납부 비율 35.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0.015%,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아예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는 전체 수입보험료 17조6027억원 중 4조3535억원으로 카드납부 비율이 24.7%로 기록됐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은 27~29% 수준을 유지했다.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비율이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러한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56.5%로 전체 보험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특히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적금과 유사한 상품이라 생보업계는 카드납부 비율 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보험료 카드납부는 사실상 거의 막혀있는 수준으로 보험 소비자들의 불만이 원성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2017년부터 카드·보험업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는 1%, 카드사는2% 미만의 수수료를 각각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면 보험사는 대형 가맹점에 해당해 결제금액의 2.2%2.3%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야 한다. 보험사는 이를 1%대로 하향 조정해달라고 요청중이지만 카드사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카드 수수료율을 개편하면서 카드사들의 보험사 카드결제 수수료율 인하 여력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카드사는 보험료 카드납부를 확대하려면 적격비용 등을 고려해 수수료율을 산정했을 때 최소 1.5~1.6%는 돼야 손익분기점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보험사도 카드수수료를 보충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데 규제 등으로 쉽지 않고 최근 비용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라 현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 없이 수수료율을 보험사가 떠안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는 카드결제를 필수로 해야 할 법적 의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서 2010년 카드납부를 업계 자율로 정할 수 있도록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