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기-승-전-치킨집’ 은퇴 후 치킨집이나 해야겠다는 드라마 속 대사는 이제 옛말이 됐다. 대한민국 대표 먹거리로 군림하던 ‘치맥(치킨+맥주)’도 이제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표화상태에 이른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주점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맹점 수가 처음으로 줄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7년 기준 도·소매업, 서비스업 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18만1000개로 전년보다 1만1000개(6.6%) 늘었다. 매출액도 총 55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4.3%(6조9000억원)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치킨 가맹점 수는 2만4654개로, 전년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가맹점 수 2만2529개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늘었던 치킨 가맹점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증가세가 꺾였다.


매출 수준은 더욱 심각하다. 치킨집의 연 매출액은 가맹점당 평균 1억4950만원으로, 편의점 연 매출액이 4억8730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은 커녕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치맥’열풍을 이끌며 치킨과 짝꿍을 이루던 주점의 하락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주점의 가맹점 수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해 1만2026개를 기록했다.


가맹점당 평균 연매출액도 치킨집과 비슷한 1억4310만원 수준으로, 주요 비교 대상 업종 중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은퇴 후 제2의 삶 꿈꾸던 ‘치킨·주점’의 몰락


이들 업체의 침체는 낮은 진입장벽으로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데다가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지출비용 커져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치킨집은 생계형 창업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으로 꼽힌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다른 업종에 비해 쉽게 창업이 가능한 프랜차이즈로 관심이 쏠린 결과다.


너도 나도 치킨 프랜차이즈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경기불황과 인건비 인상 등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도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


식자재 등 원재료비와 더불어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까지 증가하면서 자영업자들에게는 직격탄이 됐다.


최근에는 배달 대행업체 사용, 배달 앱을 활용한 마케팅 비용 등의 추가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주점의 침체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이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회식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미투운동 등의 여파로 아예 회식을 갖지 않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며 “최근 내수침체로 인한 치킨프랜차이즈·주점 등의 쇠퇴는 향후 다른 업종까지 번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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