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최근 국내 가전 시장이 질적·양적으로 성장하면서 소비 트렌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과거 TV·냉장고·세탁기로 대표되던 혼수가전 시장은 건조기·공기청정기 등 새로운 혼수가전으로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27일 현대백화점이 예비부부 회원 서비스인 클럽웨딩 고객을 분석한 결과, 올해 혼수 가전제품 판매 순위는 TV,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오랜 기간 대표 혼수 가전으로 꼽히던 TV, 세탁기 대신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이 새로운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5위를 기록한 건조기는 올해 2위로 올라섰고, 올해 순위권에 처음 등장한 공기청정기는 4위를 기록했다.


건조기·공기청정기 등 ‘필수품’ 등극


이제 건조기는 연간 100만대 이상 팔리는 ‘필수가전’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 2016년 연간 건조기 판매량은 60만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지난 11월 100만대를 넘어섰고, 이달 말까지 120만~1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연간 100만대 이상 팔리는 국내 가전 제품은 TV와 냉장고(200만대), 세탁기(150만대), 에어컨(150만~180만대), 김치냉장고(100만대) 정도다.


이같은 건조기의 성장세는 미세먼지 등 기후요인이 크게 작용했으며,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혼수가전으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신제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소비자 민심 잡기에 나섰다.


올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14kg과 16kg 등 대용량 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반면 대우전자 등 중견가전업체들은 3kg 등 미니 건조기로 차별화를 뒀다.


미세먼지와 함께 공기청정기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약 150만 대가 팔렸던 공기청정기 시장규모가 올해에는 최대 2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금액도 1조5000억원 규모에서 33% 증가해, 2조원 규모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신혼부부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가전제품은 무선청소기다. 이전까지 무선청소기는 낮은 흡입력과 짧은 배터리 수명 때문에 선호도가 낮았지만, 다이슨과 일렉트로룩스 등 해외 브랜드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건조기와 공기청정기는 장마철이나 봄·여름 대표 가전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사시사철 잘 팔리는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며 “최근 신혼부부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다 보니 기본적이 제품보다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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