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점점 치열해지는 항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공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몸집이 커지고 있다.
과거 단일 기종에 단거리 노선을 주로 운항하던 LCC들은 최근 중대형 항공기를 들여오면서 중장거리 노선까지 하늘길을 넓히면서 수익성을 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달 말 기준 국적 항공사의 운송사업용 항공기 등록대수는 총 392개로, 지난해 말 기준 369대인 것과 비교하면 6.2% 증가한 수치다.
국적 LCC 중에서는 제주항공이 39대, 진에어 26대, 에어부산 25대, 티웨이항공 24대, 이스타항공이 18대, 에어서울 7대로 총 139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달 등록된 항공기 까지 집계될 경우 증가세는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국적 LCC는 기존 항공기보다 운항거리가 긴 신형 항공기를 들여오면서 중거리 노선을 신규 취항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21일 미국 보잉사의 ‘B737 맥스8’ 기종을 국내에는 처음으로 들여왔으며, 이달 말 본격 운항에 나설 전망이다. 이어 이달 말 ‘B737 맥스8’ 2호기를 들여오고, 내년 맥스8 기종을 추가로 4대 더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도입된 ‘B737 맥스8’은 최대 운항거리가 6500km로, 현재 운용중인 'B737-800NG'보다 1000km 이상 길다.
제주항공도 5조원을 투자해 지난달 보잉 ‘B737 맥스8’ 50대를 오는 2022년부터 들여오는 계약을 체결했다.
티웨이항공도 내년 ‘B737 맥스8’ 4대 도입을 기점으로 오는 2020년까지 총 8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티웨이항공은 2025년 항공기 보유대수를 50대까지 확대하고 대형기 비중을 20%까지 늘려 유럽, 북미 등 노선에도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부산도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인 ‘A321 네오’ 2대를 내년 도입하기로 했다.
이들 LCC는 신기종 도입과 함께 신규 노선 취항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김해 등 지방 공항에서 출발하는 노선을 잇달아 취항하며 저변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중거리 노선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부산과 무안에서 베트남 하노이와 일본 주요 도시를 가는 노선 4개를 신규 개설했다. 에어서울도 지난달 인천에서 출발해 일본 삿포로와 필리핀 보라카이를 오가는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이스타항공은 새로 도입한 ‘B737 맥스8’를 투입해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을 내년 1월16일부터 2월7일까지 총 14회 운항한다.
내년 전망 더 ‘악화’…가격경쟁으로 이어질까?
국적 LCC가 경쟁적으로 새로운 수익성을 확보하고 나선 이유는 내년 항공업계의 상황이 올해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항공업계는 연초에는 고유가 기조로 수익성의 타격이 컸으며, 최근 이어진 유가 급락 상황에서는 실적을 개선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올해 국내선 수요와 단거리 국제선 수요가 감소하고 중·장거리 수요가 늘어나는 등 여객 양극화가 나타나면서 LCC도 트렌드에 맞춰 중장기 노선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특히 내년에는 신규 LCC가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LCC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 경쟁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항공사들은 공격적으로 항공기 확충을 계속할 전망이고 내년에는 국토교통부에서 신규 사업자의 면허를 발급할 전망이어서 업계의 경쟁 격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CC 경쟁이 격화되면서 서비스나 가격적인 측면에서 소비자 편익이 향상될 가능성이 있다”며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 소비자들은 반사 이익을 누리겠지만, LCC가 기존 서비스를 줄이는 비용절감에 나설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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