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통신사들의 멤버십 포인트 논란이 연말을 맞이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이통사 멤버십 포인트는 매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소멸된다. 그리고 이러한 포인트 문제는 매년 거론되고 있다.


과거 이통사 멤버십 포인트 혜택은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할 만큼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이제는 할인 폭도 거의 없는데다가 안 쓰자니 아까운 계륵으로 전락해버렸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이도통신 3사의 멤버십 포인트에 대한 소비자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포인트 상용률은 겨우 41%에 불과했다. 나머지 60%에 달하는 멤버십 포인트는 쓰지 못하고 소멸되는 것이다.


1인당 평균적으로 주어지는 멤버십 포인트가 8만 1452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약 4만 8297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체 포인트를 금액으로 환산했을 경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응답자들은 포인트를 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상품 대금 가운데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비중이 낮다(36.6%)’는 점을 꼽았다.


이어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지 않다(22.2%)와 ‘연말에 잔여 포인트가 소멸된다’(20.5%)가 뒤를 이었다.


이통3사가 가운데 SK텔레콤은 지난 4월을 기준으로 멤버십을 개편해 할인 한도를 없애고, 포인트 무제한으로 바꿨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여전히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매년 말 포인트 멤버십을 초기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는 이통3사가 고객을 유치하는 주요한 수단 중 하나였다. SK텔레콤의 TTL, KT의 비기(Bigi), LG유플러스의 카이 등은 각각 다양한 혜택을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멤버십 포인트 사용처가 줄어들고, 혜택이 수시로 바뀌면서 소비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하기도 쉬웠고 할인율도 높았지만, 이제는 제휴할인점이 자주 바뀌는 것은 물론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할 때 중복할인은 안되는 등의 조건이 붙으면서 사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이동통신 업계는 사정상 과거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하반기 선택약정할인율이 종전 20%에서 25%로 5%로 상향된 데 이어서 5G(5세대 이동통신)와 관련된 시설투자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외부 제휴를 통한 할인혜택이 어렵다면 포인트로 통신비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한 번에 많은 포인트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한도를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 이통사 측은 “멤버십 포인트는 고객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혜택일 뿐”이라며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한 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마일리지와 다른 개념이다. 통신비 할인은 장기간 통신사를 이용한 고객에 한해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멤버십 포인트 사용을 두고 발생하는 이동통신사와 소비자 사이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계 부처도 통신사의 멤버십 포인트 사용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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