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경영 참여를 선언한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지난달 지분 취득 이후 처음으로 한진칼 경영진과 이르면 이번주 내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KCGI 측은 무수익 자산 가치 제고와 함께 기배구조 개선 방안을 회사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KCGI 법률대리인이 법무법인 한누리와 한진칼 경영진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비공개로 만나 양측 의견을 교환하기로 약속했다.


지난달 9일 KCGI가 경영 참여 목적을 밝히면서 한진칼 지분 9% 취득을 공시한 후 양측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만남에 대해서 KCGI 측은 법무법인 한누리 관계자에게 “기존 입장문에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의 얘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CGI 측은 지난달 19일께 입장문을 통해서 “한진칼 경영권에 대해 위협보다는 주요 주주로서 경영 활동에 관한 감시?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배구조 전문 애널리스트와 변호사들은 KCGI 측이 한진칼에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후 자산을 매각하거나 개발해 가치를 높이고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한진칼 측 향후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후 자산 가치 제고와 관련해 한진칼도 KCGI 측이 구체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전략을 짜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재 한진칼은 상장 자회사로 ▲대한항공(29.6%) ▲진에어(60.0%)▲한진(22.2%)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상장 자회사로는 ▲칼호텔네트워크(100.0%) ▲토파즈여행정보(94.4%) ▲정석기업(48.3%) ▲제동레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후 자산은 ▲서울 송현동 용지 3만6363㎡(장부가 약 3630억원·약 1만1000평) ▲인천 율도 용지 10만9090㎡(약 1890억원) ▲제주도 정석비행장 126만㎡(약 450억원) ▲제주도민속촌 16만5000㎡ ▲제동목장 1514만㎡ 등이다.


시장에서는 시설이 노후됐다고 평가받는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화와이 와이키키 리조트, 서울 소곡동 한진빌딩 등을 매각하거나 리모델링을 통해서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한항공 역시도 과거부터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후 자산 매각 등의 노력을 펼쳐왔었다. 하지만 유후 자산 매각의 경우 매각의 타당성부터 미래 전략 용지의 연계성, 매각 타임이 등 시장가치를 종합해서 고려할 부분이기 때문에 당장의 수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이번 만남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KCGI 측이 무리하게 자산 매각을 요구할 경우 원칙적 반대 입장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CGI 측이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만큼 한진칼 측에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먼저 내놓으라고 요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내년 3월일 기점으로 석태수 대표이사와 조현덕·김종준 사외이사, 윤종호 상근감사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KCGI 측 전문 인사를 앉히는 선에서 양측이 최종 타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조양호 회장은 김포공항 대한항공 본사 사옥 집무실로 출근하며 한진칼 경영관리팀과 대한항공 재무팀 등을 통해 KCGI가 제기할 이슈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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