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한국의 해외소비 유출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2개국 중에서 5번째로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쓰는 돈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으로 외국에서 쓰는 비용이 더 많다는 것으로, 해외소비 유출은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경제원은 5일 해외순소비가 가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외순소비는 외국인의 국내소비에서 내국인의 해외소비를 뺀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의 해외순소비 비중은 -1.9%였다. 한국처럼 내국인 해외소비가 외국인의 국내소비보다 많은 곳은 10개였으며, 한국보다 해외순소비가 더 많은 나라는 노르웨이(-4.3%), 리투아니아(-2.7%), 벨기에(-2.5%), 독일(-2.3%) 등에 불과했다.


과거 한국과 똑같이 해외소비 유출국이었던 일본은 2014년 해외소비 유입국 반열에 오른 뒤, 2016년에는 그 비중이 0.6%로 늘어났다.


한경연은 “해외 순소비 유출은 국내외 관광서비스 소비자들이 선택한 결과로,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함을 나타낸다”며 “특히 가격경쟁력이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저하하는 주요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격년으로 발표하는 ‘관광경쟁력 지수(Travel&Tourism Competitiveness Index)’ 조사의 가격경쟁력 부문에서 한국은 지난해 136개국 중 88위에 그쳤다. 이는 2007년 84위에서 4단계 하락한 것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 중 ‘티켓세금/공항이용료’(15위)를 제외한 호텔가격지수(76위), 구매력평가지수(114위), 유류가격 수준(88위) 등에서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한경연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으로 주요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은 갈 길이 멀다”며 “관광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지면 외국인 관광소비 감소 뿐 아니라 내국인 관광소비 유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관광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장기적 국가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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