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공개념’ 꺼내든 이해찬 내친 김에 ‘20년 집권’ 개헌프레임
‘토지공개념’ 꺼내든 이해찬 내친 김에 ‘20년 집권’ 개헌프레임
  • 김은배 기자
  • 승인 2018.09.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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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전’ 다음엔 ‘토지공개념’…다시 불 붙이는 4년연임·지방분권

 

 

[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정치판은 프레임 전쟁입니다”

대선까지 출마했던 한 유명 정치인이 최근 페이스북에 남긴 말이다. 그의 정치적 성향을 잠시 떼어두고 보면, 통상적으로 정치인들이 ‘프레임’이라는 요소를 대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그는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이를 해명하는데 급급해 허우적 대다보면 이길 수 없는 전쟁이 된다”며 “우리가 만든 프레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광폭행보는 이러한 태도의 대표적인 실례로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협치를 거론했으나 실상은 “말로만 협치한다 하고 야당을 무시해왔다(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야권의 의견을 배제한 강경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당초 강한여당, 20년 집권정당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정반대 개념인 ‘협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부동산 정책은 이를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대 야(對 野)주도권 쟁탈전양상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주장하다가 최근엔 ‘토지공개념’까지 들고 나왔다. 이 두 키워드는 야4당의 반대로 무산된 ‘대통령개헌안’의 대표적 논란사항이다. 야당이 부동산 해법으로 제시한 규제혁신(보수야당)이나, 분양3법(진보야당) 등 야당의 안은 일절 받지 않으면서 당초 이념편향 등 논란이 일었던 여권의 개헌사항을 재차 관철하겠다는 입장인 것. 이에 <스페셜경제>는 정부여당의 프레임전략을 한발 더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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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공개념은 토지는 그 성격상 단순한 상품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자원으로서 다루고 토지가 갖는 사적 재화로서의 성격과 함께 공적 재화로서의 성격도 함께 고려하여 그 배분 및 이용과 거래가 정상화되도록 하자는 하나의 토지철학이다”(서울특별시 알기 쉬운 도시계획 용어)

요컨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권 보장을 약화하고 국가의 개입여지를 늘려 사유제의 제한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취지의 개념으로, 토지의 소유 및 이용 제한은 물론, 지대로 인한 수익제한, 토지 처분제한 등의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

당초 이는 청와대가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한 대통령개헌안에 포함됐던 내용으로, 헌법이 대등하게 명기하고 있는 자유와 평등의 균형을 깨는 행태라는 비판을 받았다.

더욱 핵심적인 부분은 정부가 개헌의 방향설정을 ‘지방분권’에 두고 있었다는 데 있다. 정부는 동시에 ‘권력분산’을 주장하는 야권과 대조적으로 ‘대통령 4년연임제’를 주장했다.

‘4년연임제’는 레임덕을 늦춰주는 만큼 살아있는 권력으로서의 시간을 늘려준다. 지금보다 강한 정권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동시에 ‘지방분권’을 추진하면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 및 사회간접자본들을 지방으로 이양시킬 수 있게 되고 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지방토지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갖게 된다.

이 대표가 최근 늘어놓은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토지공개념’ 언급은 이같은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지방분권 몰아치는 신생 친이계

이 대표는 전당대회를 거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라는 강력한 우군도 얻었다. 지난 8·25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진문(眞문재인)으로 평가받던 김진표 의원이 이 지사의 조폭연루설·불륜설 등을 겨냥해 탈당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동안 이 대표는 이 지사의 탈당에 반대했다. 물론 이 지사도 전당대회 기간, 이 대표를 지지했다.

이 지사는 지난 11일엔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경기도 예상정책협의회’에 나란히 참석해 토지공개념 실현 방안으로 ‘국토보유세 부과를 통한 기본소득’과 ‘장기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공공택지 분양수익 환수’를 제시했다.

이 중 국토보유세는 전 국토에 보유부담금을 부과하고 세원 전액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토지소유의 합산은 개인단위다. 토지·건물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보다 적용범위가 훨씬 넓다.

분양이익 환수제는 공동주택 분양으로 생기는 수익으로 기금을 만들고 이를 재원으로 한 장기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 대표도 “토지 공개념은 1990년대 초반에 도입됐는데 개념만 도입하고 20년 가까이 공개념의 실체를 만들지 않았다”며 “토지가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집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호응했다.

이와 관련,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 ‘토지공개념 3법(개발이익환수제·택지소유상한제·토지초과이득세)’가 처음으로 도입됐는데, 이 중 토지초과이득세법은 1994년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았고,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은 1994년 위헌으로 결정났다.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만이 2001년 합헌 결정을 받았다.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명확히 적시되지 않은 개념이기 때문에 판례가 나뉜 것이다. 개헌에 토지공개념이 포함될 경우 개발이익환수제와 택지소유상한제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향후 정부의 부동산 및 토지정책과 관련한 각종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큰 정부’를 표방하는 정부여당으로서는 시장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를 얻게 되는 셈이다.

결국 ‘참사수준’으로 평가되는 최근 고용지표, 양극화지표는 물론, 부동산 대란까지 민생경제가 유례를 찾기 힘든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즉각적인 민생회복 보다는 장기적인 정권유지 차원의 프레임 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9·13 대책서도 협치 없는 규제일변도 마이웨이

정부의 이번 9·13 부동산 대책발표에서도 규제혁신이나 분양3법(분양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 등 야권의 주장은 모두 배제된 채 정부여당만의 마이웨이(My way)가 빚어졌다.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은 노무현 정부 당시보다도 높은 3.2%(현재는 최대2.0%)가 되며, 집 2채 이상 소유 가구가 조정대상지역(서울 경기 세종 부산 등 43곳) 집 구매시 주택대출 불가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각종 혜택도 사라지는 등 강경한 규제 일변도 정책이 제시된 것.

야권에서는 성토의 목소리가 거세게 타올랐다.

자유한국당은 “9. 13 대책은 가만히 있던 집값을 문재인정부가 한껏 올려놓고 이제는 세금으로 때려잡겠다고 하는 무리한 대책”이라고 규정했고, 바른미래당은 “여전히 수요규제에만 급급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 세금만 더 걷고 주택거래는 얼어붙게 만들것이 우려 된다”고 했으며, 민주평화당은 “정부의 보유세강화정책은 환영하지만, 다주택 임대업자 혜택축소는 턱없이 미흡하고, 분양3법 없는 공급확대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9·13 대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정부여당은 야권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념적 기조추진을 위해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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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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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반 및 자동차·방산 업계를 맡고 있는 김은배 기자입니다. 기저까지 꿰뚫는 시각을 연단하며 매 순간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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