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4대그룹 총수 남북정상회담 동행 요청…재계 “남북경협 기대감 높지만 대북제재 불똥 튈까 우려”
靑, 4대그룹 총수 남북정상회담 동행 요청…재계 “남북경협 기대감 높지만 대북제재 불똥 튈까 우려”
  • 윤성균 기자
  • 승인 2018.09.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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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청와대는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4대 그룹 등 주요 재계 총수와 고위 경영진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신분으로 동행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구체적인 방안을 이번 방북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과 UN의 대북제재가 아직 유효한 상황에서 정부가 남북경협을 추진하기 위해 무리하게 재계의 등을 떠미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경제분야 특별수행단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대중 정부 당시부터 남북경협 및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수행단 목록에 올랐다.

경제단체장으로는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동석했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특별수행단은 정상회담 발표 전후로 청와대 내부에서 구성이 논의되다가 12일 최종 확정돼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하여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도를 보면 특정인들의 이름이 명기됐던데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해당기업에서 어떤 분이 갈지는 내부 결정과정이 있다”면서도 “보도의 흐름은 크게 틀린 것 같진 않다”며 이 같은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재계, 평양 정상회담 참석 ‘기대반 부담반’

당초 재계에서는 UN과 미국의 대북 제재 때문에 방북단에 기업 총수들보다는 주로 경제 단체장과 공기업 CEO들이 참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가 4대 그룹 총수들의 동석을 요청하면서, 일각에서는 남북경협을 바라는 북한이 실질적인 투자 결정권이 있는 기업 총수를 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가 특별 수행원 자격으로 재계의 참석을 요청하면 과거 1, 2차 남북정상회담의 전례 등 재계에선 당연히 따를 것”이라면서도 “아직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투자를 결정하거나, 북한과의 접촉으로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고,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들려는 정부의 방향성에 공감한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 요청으로 섣부른 투자를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북한의 인프라 구축 사업 등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가 선결되어야 한다”면서 “그전까진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 남북경협은 가능성으로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미국 사이에서 눈치 보는 재계

현재 미국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을 미루는 등 북한과의 관계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 국무부는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제재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 비핵화 문제와 별도로 앞서갈 수 없다”며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북한 투자에 직접적으로 나섰다가 미국의 대북제재 관련 블랙리스트에라도 오르게 되면 전체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은 지난 7월 말 국무부와 재무부, 국토안보부 등 3개 부처 합동으로 북한의 불법적인 무역에 말려들지 말라는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령했다”면서 “기업 입장에선 여러모로 상당히 난처한 방북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재계 총수들이 안 가겠다고 거절할 수는 없다. 현재 20대 그룹 대부분이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검찰 등 정부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눈치를 안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과 관련해 3심 재판을 앞두고 있어서 방북단에 참가하게 되면 안팎으로 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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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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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윤성균 기자입니다. 조선/철강/중화학/제약/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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