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제주대학교병원에 근무하는 A교수가 수년간 직원들을 폭행하는 등 갑질 행위에 대한 의혹이 지난 26일 제기된 가운데 이와 관련된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27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본부는 제주대병원 A교수가 직원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A교수가 환자를 치료 중인 직원의 허리와 목 뒤를 꼬집고, 주먹으로 등을 때리는 등 폭행하는 장면이 잡혔다. A교수는 환자가 보는 앞에서 태연히 이 같은 행동을 했다.

영상 마지막에는 A교수가 ‘때리는 거 동영상을 찍었느냐’고 묻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노조 관계자는 동영상 내용이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며, “심지어 환자를 보는 중에도 발길을 당했다. 꿈을 갖고 들어온 치료사 중 많은 분이 병원을 떠났고 재활의학과 전공의들은 줄줄이 사직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교수는 직원이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자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의 갑질 행위는 지난 9일 제주대병원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갑질 근절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제주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현재 이 문제는 제주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며 “징계위원회는 상습폭행을 저지른 A교수에 대해 파면함으로써 제주대가 갑질과 폭행, 괴롭힘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갑질 의혹이 제기된 A교수는 당초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로 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고동철 제주대병원 대외협력팀장은 “논란이 일면서 기자들이 몰려와 진료에 영향을 우려한 A교수가 기자회견을 자청했지만 주변의 조언을 듣고 이를 취소한 것 같다”면서 “A교수는 출근해 진료를 보고 있으며 오늘 중으로 입장 표명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A교수는 진료를 보지 않고 병원 내 진료실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본부는 전날 제주대학교병원 본관에 대자보를 붙이고 A교수의 갑질행위를 알렸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환자를 보는 직원들, 업무 중인 직원들에게 수시로 가해진 폭행은 환자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가 되는 행위”라며 A교수를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제공=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본부,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