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野와 주도권 줄다리기…‘부동산’ 밀당
이해찬, 野와 주도권 줄다리기…‘부동산’ 밀당
  • 김은배 기자
  • 승인 2018.09.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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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란’…與 ‘공급확대로 된다’ VS 野 ‘규제완화로 풀자’

 

[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국정 현안을 두고 여야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9월 정기국회가 본격화 한 가운데 ‘부동산 대란’으로 평가되는 최근 서울과 지방간의 양극화 심화를 어떻게 풀 것이냐에 대한 문제에서도 기세싸움이 빚어지고 있다.

‘강한여당’, ‘20년 집권’을 주창하며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을 받은 이해찬 대표가 ‘규제혁신’이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야권의 주장을 받는 대신, ‘종부세 강화 검토와 주택 공급확대’를 주장하며 ‘공공기관 지방이전’까지 거론하는 등 참여정부식 해법을 제안한 것. 작년 8·2부동산 대책에서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늘려줬던 세제혜택은 도리어 축소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야권의 프레임이 아닌 여당의 프레임으로 부동산 대책을 뚫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 가운데, 보수진영은 물론 진보진영에서도 참여정부에서의 실패를 거론하며 정책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높다. 민생문제가 정치권의 주도권 다툼으로 비화되면서 국민들의 고심만 늘어나는 가운데 <스페셜경제>는 부동산 경쟁의 배경을 진단해봤다.

‘8·2대책 역효과’ 풀었던 규제도 다시 조이기

‘그린벨트 해제·공기관 이전’…청개구리 카드

강한 여당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종부세 강화 검토와 함께 공급 확대를 다시 한 번 정부 측에 요청을 드리는 바”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취임 후 첫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3주택 이상 또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종부세 강화’를 언급한 것에 더해 ‘주택공급 확대’를 추가로 제기한 것으로 야권이 부동산 대책으로 주장하는 ‘규제완화’를 정면으로 빗겨 나가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정부에서는 곧장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안이 나오는 등 기조추진 흐름도 빠르다.

야권에서는 지속적으로 규제완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같은날 도심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부동산 해법으로 제시하며 “탁상규제부터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 맞섰다.

함 의장은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지역은 강남 일대와 도심의 노후 주거 지역인데도, 도심의 재건축과 재개발은 꽁꽁 묶어둔 채 도심 외곽만 개발해서는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野안 수용없는 與 마이웨이…검증안된 방법론 난발?

여당은 야권의 규제완화 주장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다보니 이런저런 방법론을 난발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정부 당시 공공기관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프로젝트를 설계하는데 참여했던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최근에 와서 눈에 띄는 게 정부정책이 너무 오락가락한다. 신중한 고려 없이 발표했다가 또 흘리기도 하고, 여론이 안 좋으면 쑥 집어넣고 하는 그런 행태를 계속 하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이 가장 대표적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선 후에 16개월 동안 입장 바꾼 게 굵직한 정책만 7개가 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종부세, 재산세, 취득세, 소득세와 같은 부동산 세금을 인상하겠다고 겁을 잔뜩 주다가 지금 보유세 조금 올리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고, 또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도 정책은 아예 사라져버렸고, 작년 11월에 그린벨트 안 푼다고 하더니 8.27 대책은 수도권 그린벨트 풀겠다고 하고, 또 올 초에는 국토부장관이 재건축연한 연장을 시사해놓고는 반박이 나오니까 보름 만에 자신의 발언을 부인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서울시장은 여의도와 용산 개발프로젝트 냈다가 집값 폭등하자 금방 없었던 일로 만들고,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넘으면 전세자금대출 안 해주겠다고 하다가 단 하루 만에 번복하고,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혜택주겠다고 했다가 장관이 느닷없이 혜택 축소 발언을 하고 그것도 역시 하루 만에 했다”며 “정책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질타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도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는 봉숭아학당 정부다. 사람마다 전부 입장이 다르다”고 비난했다.

하 최고위원은 “(민주당) 이 대표께서는 며칠 전에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부동산 세금은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이 대표와는 다른 말을 했다. 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께서는 강남 세금 인상은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부동산세에 대해서 세 분이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께서는 본인의 정책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강남투기를 잡겠다는 식상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경제 대한민국호’는 사공이 너무 많아서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국토부와 기재부에 온도차가 나타나는 등 여전히 시장에 혼선을 주는 목소리가 부딪치고 있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지나치게 다각도로 준비되지도 않은 방법론을 띄워 여론을 확인하고 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공공기관 지방이전’론을 제시했다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이를 수습한 일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4일 정기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이전대상이 되는 122개 기관은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옮겨가도록 당정 간에 협의하겠다”고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의사도 밝혔다.

야권이 반발이 거세지자 김 의장이 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진화에 나서기는 했지만 “122개의 기관을 전부 다 이전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범위축소를 거론했을 뿐 사실상 정책 추진의사는 번복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문제점이 지적되자 한발 후퇴한 모양세인 것.

 

진보성향 평화당·정의당도 與 부동산 정책 우려

한편, 다각도로 방법론을 물색하는 것이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야권의 프레임을 빗겨나가 주도권에서 우위를 보이는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그만큼 야권의 반발도 함께 거세지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동영 대표 선출이후 민주당에 우호적인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민주평화당조차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강경하게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

평화당은 박주현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부동산 가격 폭등한 김에 토건족 배를 두둑이 하겠다는 심산”이라며 “부동산가격이 잡히기는커녕 주변땅값만 들썩이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집이 없어서 가격이 폭등하는 것이 아님을 참여정부에서 공급을 확대하면서 오히려 가격이 폭등했던 8.31대책의 실패를 보고도 아직도 모른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가장 진보적인 정당으로 평가받는 정의당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의당 이 대표는 “당정청이 한 목소리로 공급 확대를 주장하는 점도 무척 우려된다”며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 건설사의 일방적인 고분양가 책정을 보장하는 선분양제 등 현재의 공급 방식을 유지한 채 주택 공급 총량만 늘린다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만 늘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여당이 공급확대 일환으로 그린벨트 해제까지 거론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신중한 입장’으로 선을 긋긴 했지만, 부동산시장에는 매수문의가 두 배 이상 폭증하는 등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여당이 미완의 다각적인 방법론을 띄웠다가 여론의 반응을 보고 수정하거나 보류하는 방식을 확인하고 있지만, 어느 야당 한군데의 니즈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강한여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은 야권의 주장을 배척하며 마이웨이다.  묘수일지 악수일지는 정기국회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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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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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김은배 기자입니다. 국방·국토교통 상임위와 관련해 방산·자동차 업계 취재도 겸하고 있습니다. 기저까지 꿰뚫는 시각을 연단하며 매 순간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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