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제 도입 필요성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 6월 해충아파트로 물의를 빚었던 금강주택이 이번에는 무단설계 변경으로 인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초 계획했던 아파트의 설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공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입주자들에게 설계 변경에 대한 동의를 받지 않았던 것은 물론 어떤 설명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부실공사와 하자 등에서 입주 예정자들이 항의를 하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책임을 회피해오기까지 했다. 이는 ‘분양만 하면 된다’는 식의 몰염치한 경영만인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금강주택처럼 무조건 분양만 하면 된다는 마인드를 가진 건설사들 때문에 후(後)분양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후분양제의 경우 아파트 시공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비용을 건설사가 충당해야하기에 부담이 크지만, 금강주택처럼 입주자들을 고려하지 않고 부실공사 하는 건설사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결국 금강주택의 방만한 태도는 입주민들은 물론, 같은 건설사들에게까지도 피해를 주는 것이다.


이에 <스페셜경제> 측은 방만한 건설사로 뭇매를 맡고 있는 금강주택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쳐 보기로 했다.


입주자들 원성 높아져도 ‘책임회피’ 급급
문제 생기면 무조건 오리발부터?…‘논란’


금강주택은 약 2년 전인 2016년 남양주시 다산동(다산신도시)에 위치한 다산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1차, 총 944세대로 이뤄진 아파트를 분양했다. 당시 금강주택은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1차 아파트가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고, 테라스하우스를 비롯한 특화설계를 적용했다는 점을 앞세워 많은 입주자들을 모았다. 이를 통해 해당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 20대 1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해당 아파트는 오는 1월 준공을 앞두고 입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당초 금강주택이 분양을 진행하면서 입주민들에게 제시했던 청사진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아파트가 건설됐기 때문이다.


금강주택은 아파트 단지 옹벽과 조경 설계 등을 변경했는데, 그 과정에서 입주자들에게 일언반구 어떠한 설명이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진행했다. 입주민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자 금강주택 측은 사과보다는 ‘기다리라’로 일관했었다.


그러다 입주민들이 지난달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금강주택의 횡포를 알리는 글을 올리자 하루 뒤인 16일부터 입주민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했다.


부실공사에 하자 투성이?


앞서 입주민들은 지난달 15일 금강주택의 설계변경 및 부실공사 등에 대한 횡포를 알리고자 청와대 청원게시판을 통해서 이를 폭로한 바 있다. 여기서 입주민들이 문제로 삼은 부분은 총 7가지 정도다.


첫 번째 문제는 커뮤니티 센터 레벨에 관한 것이다. 입주자들이 주택전시관에서 확인한 디오라마에서는 단지 정면쪽, 외부로 향해 있는 커뮤니티 센터와 도로 레벨이 같았다. 하지만 현재 시공된 커뮤니티 센터는 인접한 도로보다 지하로 내려가 있다. 금강주택 측은 이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정작 아파트 입주 예정인 입주민들은 커뮤니티 센터가 낮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위험성이나,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 시 침수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욱이 입주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커뮤니티센터와 같이 레벨이 낮았던 단지 후문에 위치한 상가의 경우 분양자가 민원을 재기하자 금강주택이 재시공을 했기 때문이다. 만약 금강주택의 말대로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 굳이 후문 상가 역시도 재시공을 진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옵션으로 계약한 시스템 에어컨 실외기 용량 문제다. 당초 금강주택은 에어컨의 세부 사양에 대해서 따로 설명 없이 최신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다른 아파트나 대리점에서 일반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사양에 맞춘 에어컨을 설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이 확인한 결과 에어컨 실내기 용량에 비해 실외기 용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실내기와 실외기의 용량 차이가 생기면 성능저하가 있어서 권장하지 않는 것이었다. 심지어 입주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1년 전부터 파악하고 끊임없이 금강주택에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금강주택 측은 ‘기다리라’는 말로 일관하다, 최근에서야 각 세대마다 기존 사양의 실외기를 들여 놓았다.


만약에 입주민들이 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금강주택은 그대로 넘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신축 아파트를 짓는 상황에서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의 용량이 다른 것을 설치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처사다. 세 번째는 아파트 단지 경계 옹벽시공방식과 자재를 입주민들과 협의 없이 임의로 변경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금강주택 측은 항의가 들어오자 입주민을 위한 상향이라고 주장했다. 불량으로 시공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밖에도 아파트 건물 외벽의 도장시공 역시 견출불량, 도장퍼티, 샌딩, 등으로 인해 신축건물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게 지어진 점과, 단지 경게펜스 높이가 내부 바닥면 높이를 기준으로 수평 시공되지 않아 도로 기울기 편차가 심각한 것 등의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질과 반비례하는 ‘분양가’


사실 입주민들이 더욱 금강주택에 분노하는 이유는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1차 아파트 분양가가 인근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서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억원 가량 높았기 때문이다. 분양 당시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4억 200만원 수준이었다. 같은 다산신도시 내에 건축됐거나 혹은 건축 중인 34평형 아파트 분양가가 3억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훨씬 비싼 수준이다. 심지어 프리미엄 역시도 5000만원~1억원까지 붙어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훨씬 더 비싼 웃돈을 얹혀 산 아파트에서 무더기 하자가 발견되는 상황이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입주민들이 이러한 하자나 시공 불만을 제기했을 때 금강주택의 태도였다. 무조건 ‘기다려라’ 혹은 ‘문제가 없다’는 식의 안일한 답변만 반복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명백한 하자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질질 끌면서 입주민들이 지치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였다.


입주민들은 준공도 하지 않은 신축 아파트가 하자 등으로 인해서 구설수에 올라봐야 집값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항의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때문에 초반에 입주민들은 ‘입주협의회’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강주택의 안일하고 뻔뻔한 태도가 계속되자 결국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등 문제를 외부로 알리는 방법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1차 아파트에 대한 문제가 언론 등을 통해서 외부로 알려지자 금강주택 측은 입주민들이 제기한 문제와 하자를 시정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느 아파트나 하자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현재 준공을 앞둔 아파트 100개가 있다면 100개 다 하자가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게 정도의 차이고, 시공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차이”라며 “하지만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1차의 경우는 사실상 거의 입주 예정자들을 우롱하는 수준에 가까웠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는 선분양제도라서 입주 예정자들이 완공된 아파트를 보기도 전에 4억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집을 분양받는 입장이다. 그런데 막상 아파트가 지어지고 보니 원래 예상도와 다르다면 누가 건설사를 믿겠는가. 어느 정도의 하자보수 정도는 입주자들도 감안해야 하지만, 최대한 이런 문제를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도 건설사의 몫”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대해 <스페셜경제> 측은 금강주택에게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답변을 주겠다"고 한 뒤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믿을 수 있을까?


금강주택이 하자보수를 최대한 책임지겠다고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조치를 취해주겠다고 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유야무야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금강주택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건설한 금강펜테리움 4차에 입주만 주민들이 ‘해충’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바 있지만, 이 역시도 하청업체 문제로만 떠넘기면서 시간만 축내는 태도를 보였었다.


지난 6월 동탄2신도시 위치한 금강펜테리움4차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때 아닌 혹파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 아파트는 금강주택이 시공을 맡아 올 2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로, 총 1195세대가 살고 있는 곳이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입주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전체 아파트 가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310세대가 혹파리 성충 및 유충으로 인해 피해를 보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처음 혹파리에 대한 피해가 접수된 것은 입주를 시작하고 나서 약 한 달 반만인 3월 중순으로 약 20세대 정도가 금강주택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금강주택은 앞서 하자문제와 마찬가지로 ‘원인 규명을 하겠다’는 이유로 입주민들에게 기다릴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 사이 피해를 받는 입주민들이 점점 증가하더니 4월에는 200세대, 6월에는 310세대까지 확대됐다.


혹파리의 경우는 파리목 혹파리과에 속하는 해충으로서, 번식력이 강하다. 또한 벌레나 유충의 사체 등에 장시간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한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은 혹파리떼가 출현한 이후 피부 가려움 등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입주민들은 건강 등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혹파리 사체가 나온 붙박이장 등 가구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금강주택은 확실한 원인 파악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를 거절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금강주택은 ‘자사 문제가 아니라 가구를 납품한 현대리바이트의 문제’라며 책임을 전가했다.


물론 금강주택의 말대로 현대리바트가 납품한 제품에서 발생한 문제일 수 있지만, 주민들은 ‘현대리바트’가 아니라 ‘금강주택’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분양을 받은 이들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자 자사의 책임이 아니니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면서 발을 뺀 것이다. 이는 결국 금강주택의 브랜드를 걸고 지은 아파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 될 수 있다.


때문에 금강주택은 입주자들의 신뢰를 얻기를 위해서라도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1차 아파트에 대한 하자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책임감을 가지고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금강주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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