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노하신다?…‘계열사-직원’ 압박해서 매출 올리는 사조 그룹의 불편한 진실
회장님 노하신다?…‘계열사-직원’ 압박해서 매출 올리는 사조 그룹의 불편한 진실
  • 선다혜 기자
  • 승인 2018.09.05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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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사조그룹이 명절 대목마다 임직원들에게 선물세트를 강매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직급별로, 계열사별로 할당량을 정해두고 총 목표액까지 공지하는 등 직원들을 동원해 판매에 열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사조그룹 선물세트 직원 강제 판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글에 따르면 사조 그룹은 지난 10년 동안 임직원들에게 명절선물세트 강매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사조그룹 측은 이달 추석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사내판매(이하 사판) 목표액이 210억원을 책정됐다고 공지하기까지 했다. 또한 계열사별로 목표액도 각각 달랐다. 이를 살펴보면 ▲경영관리실 2억원 ▲사조산업 40억원 ▲사조씨푸드 21억원 ▲사조오양 19억원 ▲사조해표 47억원 ▲사조대림 26억원이 할당됐다.

뿐만 아니라 개인 직급별로는 과장급 1500만원, 대리급 1000만원 어치를 팔아야지 목표량을 맞출 수 있다.

청원자는 이러한 사실을 밝히면서 과장급 연봉이 약 4000만원이라고 계산했을 때, 설·추석 선물세트 판매량이 연봉이랑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사조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액에 대해서 “210억원은 아직까지 접해보지 못한 숫자”라며 최고액임을 인정하면서 “매번 사내판매 마다 힘든 수치지만 역동적으로, 슬기롭게 잘 헤쳐 나와 주셨으니 이번 2018년 추석 사판도 잘 진행해 주시리라 굳게 믿는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기까지 했다. 이 같은 공지사항을 미뤄볼 때 매년 사내판매 목표액을 조금씩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보니 임직원들은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서 자신의 돈으로 선물세트를 구매하거나 사재기를 하고 있으며, 친구와 친척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에 대해서 사조그룹 측은 청원 게시판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선물세트 판매는 어디까지나 직원들의 요청으로 인해 10년 전부터 사내 판매로 시작했고, 목표치를 못 채워도 불이익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룹사에 계열사로 목표를 부여하긴 했지만 직원 개개인별로 목표를 부여한 바는 없으며, 인사상 불이익도 없다고 부인했다. 판매 금액의 6% 가량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사내판매를 좋아하는 직원도 많다고 해명했다.

임직원 쥐어짜내 올린 210억의 수입?
 

하지만 이러한 사조그룹 측의 해명은 쉽게 납득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우선, 청원 내용은 둘째치더라도 해당 글에 동조하는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점이다. 청원 내용에 나와 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댓글들을 통해서도 다양한 문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조그룹의 쇄신이 요구되고 있다.

청원에 동의를 표한 이는 “추석·설 두 차례 사판이라는 이름 하에 각 계열사는 기획조정실에 할당된 목표를 판매한다. 명질시기만 되면 각 계열사 직원들이 거의 한달 반을 본인의 업무보고 참치팔이에 공을 들여야 한다. 실적 압박이 장난이 아니다”라며 “기획조정실에서 판매목표 설정하는 법도 간단하다. 해마다 조금씩 늘려서 하루단위로 회장님께 보고하면서 목표가 미달될 듯해 보이는 계열사에게 ‘회장님이 노하신다’면서 바로 압력이 들어간다. 이러면 목표달성 안하고 못 배긴다. 그럼 각 계열사 대표는 팀장들 다그친다”고 폭로했다.

이어 “이런 청원이 있다고 사조본사가 눈 한 번 꿈뻑하겠냐”면서 “전 임직원이 한달 간 부수적으로 2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이건 땅 집고 헤어치기다. 물론 판매한 만큼의 인센티브를 준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그림에 떡에 불과하다. 부장급 이상 임직원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판매하고 인센티브도 많이 챙기지만 그 이하 대다수 말단직원들은 매년 목표치 채우기에 허덕이고 스트레스만 쌓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는 “명절 때마다 실적 압박에 지쳐 주변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부탁을 해왔더니, 이제는 친구들과 친척들도 명절 즈음엔 제 연락을 피한다”면서 “업무와 관계없는 강제 판매로 회사에 대한 애정과 주변 사람들을 동시에 잃어가고 있다. 이제 제발 이런 강제 판매 없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실태 폭로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에 대한 강매’는 없었다는 사조그룹 측의 말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임직원들이 의도적으로 사측을 깎아내리기 위해서 합심한 것이 아닌 다음에야 이런 폭로들이 줄줄이 쏟아질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룹 내부적으로 이런 일이 자행되고 있다는 ‘의혹’으로 무게가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은 그룹이 계열사에게 직접적으로 할당량을 배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계열사마다 목표액은 크지 않지만, 설‧명절 두 번 걸쳐 비슷한 규모의 목표액이 요구된다고 가정하면 1년 동안 수백억원에 달하는 돈을 ‘사내판매’로만 올리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올해 추석 목표액이 210억원이고, 설 역시도 비슷한 규모의 목표액이 요구됐다면 사조는 최대 약 4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직원들을 통해서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이는 엄밀하게 말해서 ‘일감 몰아주기’인 셈이다. 각 계열사마다 목표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공정위가 제한하고 있는 ‘내부거래’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그 총액만 놓고 보면 결국 한 계열사의 매출을 올려주는 일감몰아주기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 사조그룹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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