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악재 가운데…‘눈 가리고 아웅’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KB증권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로서는 절대로 벌어져서는 안 될 고객의 투자금을 횡령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KB증권은 지난 4년(2015년~2018년)간 국내 금융사 중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금융사로 꼽혔으며, 시장에서는 KB증권이 덩치에 맞지 않게 실적이 부진하다는 평가도 많다.


이 같은 KB증권의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KB증권은 개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논란에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KB증권에 대해 짚어보기로 했다.


증권사 제재건수 1위 기록,‘망신’
‘제자리걸음’ 행보, 언제까지?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KB증권 직원이 고객 휴면계좌를 활용해 투자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지어 이 횡령건은 지난 4월부터 이뤄져왔다. A직원은 고객 휴면계좌 약 25개에서 무려 3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KB증권은 이와 같은 사실을 발견한 즉시 금융감독원에 자진신고했다.


이에 금감원은 KB증권을 조사하고 A직원의 진술과 KB증권 측의 소명을 확보한 후 제재를 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KB증건의 신규 사업 진입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기관주의 ▲기관경고 ▲지점 폐쇄·지점의 전부 및 일부 영업정지(신규 업무 허가 1년 제한) ▲일부 영업정지(2년) ▲전부 영업정지(3년) 등으로 제재 수위에 따라 신규 업무 허가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증권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잇따라 논란에 휘말리면서 KB증권이 덩치에 비해 업계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데 개선의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제재건수‘1위’…주가 예측 일치율 ‘최하위’


시이오(CEO)스코어에 따르면 은행·보험·증권·카드사 56곳 중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한국거래소 등으로부터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금융사는 KB증권(18건)으로 꼽혔다.


KB증권은 올해에만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금지 규정 위반, 퇴직연금 운용현황의 통지위반 및 퇴직연금사업자의 책무위반, 프로그램 사전보고 의무 위반 등으로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건수에서는 1위를 차지한 KB증권은 지난해 주가 예측률은 겨우 51.3%를 기록하며 주가를 예측한 14개 증권사 중 13위를 차지했다.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등 변수가 많았던 탓에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한 투자 전문가는 “주요 증권사들이 시황에 따라 지수를 조금씩 조정하는 방식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KB증권은 고객과의 신뢰를 단단히 하는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실적을 높이고 신사업에 진출하려는 외형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는 결국 모래알로 성을 쌓는 꼴이며, 성이 완성되기도 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KB증권은 기본을 지키지 않은 대가를 두고두고 치르게 될 것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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