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주식 매도사고’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주식시장, 투자자 신뢰 저버리나

이현주 / 기사승인 : 2018-08-10 17: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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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에 이어 유진투자증권 해외주식 사고까지 터지면서 증권 거래시스템의 ‘허술함’이 지적됐다. 그러나 이러한 주식사고들이 과거에도 종종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 거래시스템의 허술함을 알고도 이를 개선하지 않은 증권사,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묵인한 금융당국 모두 투자자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외에도 ‘유령주식 매도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가 해외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주식병합을 제때 반영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이와 관련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5월 유진투자증권에서 발생했던 사고는 증권업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사고 유형이다”며 “대부분의 증권사가 해외 주식 중개 과정에서 위험을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논란이 되기는커녕 묻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 대부분은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이 같은 방식으로 본인의 계좌에 입고된다고 알고 있으나 실상은 매우 다르다.


해외 주식이 합병 또는 분할될 경우 해외 예탁결제원에서 주식수를 조정해 자동으로 국내 예탁결제원의 계좌명부에 반영된다. 예탁결제원은 변동사항을 증권사에 전달하고, 증권사는 전달 받은 변동사항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한다.


이때 증권사는 변동사항을 반영하기 이전에 거래제한조치를 취하고 수작업으로 주식수 등을 입력한 뒤 거래를 재개시킨다. 이 과정에서 거래제한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입력오류를 범하는 등 사고 발생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 사고 역시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높은 사고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관련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증권사의 경우 일부는 해외주식이 병합되면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전산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관련 전산을 갖추는데 비용이 많이 든단 이유로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게다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주식사고에 대해 금융당국과 예탁결제원도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크게 문제를 삼지 않다가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가 터진 다음에야 손을 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이항영 열린사이버대 교수는 “해외에서는 주식분할, 병합 같은 이벤트가 자주 일어나는 만큼 증권사와 예탁원도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유진투자증권 사고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지난 3월 27일 개인투자자 A씨는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중 하나인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다우30’ 주식 665주를 매입했다.


이후 5월 24일(현지 시간) 해당 주식이 4대1로 병합되면서 A씨가 보유한 주식 수는 665주에서 166주로 줄어들고, 가격은 8.3달러에서 33.18달러로 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변동사항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주식가격은 4배로 뛰었으나 주식수는 그대로 665주였던 것이다.


5월 25일 A씨는 주가상승에 따른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665주를 모두 매도했다. 결국 A씨는 본인이 보유한 주식보다 499주만큼 더 팔아 1700만원 가량의 이득을 본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뒤늦게 주식 병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매도제한조치를 취하고 A씨가 초과 매도한 499주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여 수습에 나섰다.


사고가 어느 정도 수습되자 유진투자증권은 A씨에게 보유하지 않은 499주를 사들이면서 발생한 비용을 물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A씨는 당초 증권사가 주식병합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HTS에 주식수가 잘못 반영된 것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그러자 유진투자증권은 A씨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예고했고, 이에 따라 A씨는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논란이 거세지면서 금감원은 유진투자증권 사고와 관련 사실관계 및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5영업일 동안 유진투자증권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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